[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한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이 90.6%고 스크린수는 무려 1,843개에 달했다. 한국영화 같았으면 독과점과 스크린 밀어주기 논란으로 영화계가 들끓었을 터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가 개봉 3일 만에 243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천만관객 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5일 하루 동안 115만5667명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하는 중이다. 모든 흥행 지표에서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과 빠르거나 타이를 기록하고 있으며 역대 개봉 외화 가운데서는 단연 1위다.
박스오피스 2위 '분노의 질주:더 세븐'과 비교하면 '어벤져스2'의 흥행 광풍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드러난다. '분노'는 이날 하루 4만4천여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박스오피스 톱 10 영화들에서 '어벤져스2'를 뺀 나머지 영화들의 동원 관객 합계가 10만명을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어벤져스2'는 역대 1000만 클럽 영화 '국제시장', '도둑들', '괴물', '아바타',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모두 뛰어넘은 것. 특히 '도둑들', '괴물', '설국열차'보다 기록을 하루 앞당겼으며,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과 같은 속도지만 관객 동원수는 오히려 앞서는 수준이다. 더불어 역대 외화 최고 흥행작 '아바타', '겨울왕국', '인터스텔라'와 비견할 수 없는 흥행 속도로 역대 외화 최단기간 200만 돌파 기록을 다시 썼다.
외화가 일일 관객수 100만 명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어벤져스2' 이전 외화 일일 최다 관객 기록은 하루에 95만 명을 동원한 '트랜스포머3'(2011)였다. 한국영화와 외화를 모두 합한 일일 최다 관객 기록은 개봉 첫 주 토요일 122만 관객을 모은 '명량'(2014)이다.
시사회 후 천만 돌파가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던 상황은 깔끔하게 정리됐다. '기대 이상' vs '뚜껑을 열어보니 별로..'라는 반응이 맞붙었지만 개봉과 동시에 반대쪽 주장은 쑥 들어간 것이다. "볼거리와 캐릭터의 매력은 여전했지만 전편에서의 짜릿함과 쾌감이 부족하고,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면서 많이 산만해졌다는 평. 물론 볼거리와 캐릭터의 매력만으로도 상당한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게 당시 OSEN 영화기자의 분석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블 영화 마니아들이 '어벤져스' 시리즈에 보여준 호응과 열의는 종교에 대한 믿음 이상이었다. 각 캐릭터의 사연과 고민을 더 깊이있게 다루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더 높아지고, 볼거리도 확실히 업그레이드 돼 신난다는 20자 평들을 SNS에 쏟아내면서 흥행에 불을 지폈다.
이로써 사전 예매에서 96%의 예매점유율을 선보였던 '어벤져스2'는 개봉과 동시에 각종 기록들을 다 바꿀 참이다. 개봉일에는 62만 관객을 모으며 역대 외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경신했다. 개봉일 68만 명을 모은 '명량'에만 조금 못미쳤을 뿐이다.
'어벤져스2'는 지난 2012년 개봉해 707만 관객을 모은 '어벤져스'의 속편이다. 어벤져스를 탄생시킨 조직 쉴드의 해체 이후 이야기로, 어벤져스를 없애려는 강력한 적 울트론 앞에 놓인 슈퍼히어로들의 고군분투를 담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외에도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햄스워스를 비롯, 국내배우 수현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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