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분노의 질주:더 세븐(이하 ’분노의질주7‘)’에 이어 또 한 번 외화가 국내 박스오피스를 흔드는 지금, 이를 바라보는 한국 영화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걸까.
‘어벤져스2’는 개봉 3일 째인 지난 25일 하루 동안 115만 5,935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243만 1,555명(이하 영진위 기준)을 기록했다. 26일 오전 8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도 92.1%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전편이었던 ‘어벤져스’가 국내에서 흥행을 거뒀기에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어벤져스2’는 그 기대감을 입증이라도 하듯, 빠른 속도로 국내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다. 지금 기세라면 천만 돌파는 당연지사, 외화 최고 기록인 ‘아바타’의 1362만 명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벤져스2’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는 특히나 외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 ‘위플래쉬’, ‘분노의질주7’까지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 이외에도 의외의 복병이 국내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한국 영화는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해 개봉했던 ‘국제시장’이 천만 돌파를 성공한 이후, 이렇다 할 한국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 김우빈-강하늘-준호 주연 영화 ‘스물’이 300만 관객을 넘으며 아직까지 관객 몰이를 하고 있지만 강제규 감독의 신작 ‘장수상회’는 물론, ‘순수의 시대’ 등 나름대로 덩치 큰 한국 영화들이 힘을 써보지도 못한 채 사라졌다. 한국 영화의 올 상반기 성적은 좋지가 않은 모양새다.
때문에 한국 영화가 이제 스스로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킹스맨’과 ‘위플래쉬’의 흥행을 목격한 이들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국 영화가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것.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국내 관객들에게 ‘킹스맨’과 ‘위플래쉬’가 먹혀들어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분노의 질주7’과 ‘어벤져스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처참히 무너진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자본 면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작품들이지만 점점 자라고 있는 한국 영화의 덩치를 감안한다면 관객들이 열광할 만한 시리즈물도 한국에서 나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눈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가 죽을 필요만은 없다. 최근 들어 ‘명량’, ‘국제시장’ 등 천만 영화가 빠른 속도로 탄생하며 한국 영화 스토리의 힘을 보여주고 있고 올 하반기, ‘암살’, ‘사도’ 등 덩치 크고 스토리 있는 작품들이 영화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올 하반기를 책임져줄 다양한 한국 영화의 흥행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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