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과 김구라가 물과 기름 같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의 시선을 확 뒤집는 결과물을 내놨다. 유재석이 갈등을 겪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면, 김구라는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의 기획 의도를 잘 대변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5일 첫 방송된 SBS 새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를 이끄는 간판 MC. 배려 진행의 표본인 유재석과 독설을 무기로 삼는 김구라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했을 때 이 조합이 성공할지가 미지수였다. 두 사람이 함께 진행을 본 적이 없을뿐더러 진행 색깔이 다르다고 여겨졌기 때문.
현재까지 시범 방송과 정규 첫 방송 단 두 차례만 방송됐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성공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함께 출연, 가족 간에 생기는 다양한 고민들을 일상 관찰과 토크 형식으로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구성이다. 일반인 가족들이 겪는 갈등에 대해 유재석, 김구라와 고정 패널들이 함께 대화를 하면서 갈등의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방식이다.
유재석이 무대에 서서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 현재 이 가족이 겪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면, 김구라는 ‘치고 빠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유재석은 안정적인 진행은 물론이고 평소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가진 웃음 장기를 잘 발굴하는 능력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도 갈등의 행간을 읽는데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고 있다. 뛰어난 관찰력과 집중력으로 가족들의 갈등의 핵심을 파악한 후 이를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멍석을 펼치는 역할을 한다. 그의 앞에 서게 되면 어떤 고민이든 술술 풀어놓게 만드는 마치 상담사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구라는 대화의 분위기를 주도하기보다는 한발짝 떨어져 갈등의 시발점을 찾고 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다. 때론 자녀의 편을 들었다가도 때론 부모의 편을 들며 냉정한 분석을 하는 역할인 것. 때문에 유재석과 김구라라는 ‘원투펀치’가 발동되면 어떤 가족들이라도 고민의 처음과 끝이 파헤쳐지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면 될지 답이 술술 나온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인데 마치 ‘환상의 짝꿍’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 제작진이 왜 두 사람을 함께 붙였는지에 대한 수긍이 가능한 지점이다. 서로의 장점을 끌어올려주고 단점을 보완해주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현재 ‘동상이몽’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가족간의 갈등을 유쾌하면서도 공감 가득하게 펼쳐놓고 있다. 서로에 대한 애증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소소한 웃음이 터지기도 하는 보고 싶은 가족 예능인 것. 정규 첫 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친 ‘동상이몽’의 주축돌인 유재석과 김구라의 활약이 앞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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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