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인교진의 막말과 멸시에 무방비로 노출,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는 그야말로 덕인(김정은 분)의 수난사였다. 남편 경철(인교진)의 불륜녀가 불쑥 찾아와 당당하게 남편과의 일들을 털어놓은 것도 모자라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들을 찔러댔기 때문.
남편의 불륜 사실에도 침착하게 대응했던 덕인은, 불륜녀 진희(한이서)가 "결혼한 것 자체가 상처라고 했다.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 없었을 거라고. 죽은 아이도 더 이상 그립지 않다고 하더라. 아이가 있었다면 나를 잡을 수 없었을 테니깐"이라는 말로 큰 충격을 받았다. 태연한 척 자리를 떠났지만, 결국 거리에서 그대로 주저앉아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아픈 말이었다.
불륜녀의 충격적인 발언에 입었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덕인은 결국 남편 경철에게 또 한 번 더 큰 상처를 받고 말았다. 경철은 덕인에게 "그냥 이쯤에서 마무리 해줘"라고 말한 뒤 "좋은 기억이라도 남기자"며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태연하게 꺼내들었다.
덕인은 경철이 죽은 자식 이야기까지 불륜녀 진희에게 꺼내놓던 것을 언급하며 속상함을 내비쳤지만, 경철은 "이제 내게는 그 여자 뿐이다. 당신에게 남은 건 죄책감과 연민 뿐"이라고 헤집어 보는 이를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끝이 아니었다. "이야기 마무리를 못 했다"고 가게까지 찾아온 경철은 이혼 얘기를 또 꺼냈고 "이혼 같은 거 안 한다"며 어머님, 아주버님, 아가씨, 도련님을 버리고 이혼할 수 없다고 못박는 아내에게 재차 모진 말을 쏟아냈다.
경철은 "버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마지막 정까지 떨어지게 할 거냐?"며 "마누라라고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친다. 숨이 턱턱 막힌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마지막까지 못난 모습만을 드러냈다. 진희가 보상으로 줬다는 두툼한 돈본투를 던지고 나서는 모습에는 전직 형사인 덕인이 돌려차기라도 갈겨줬음 할 정도.
다행히 그런 덕인의 주변엔 진우(송창의)가 있었다. 물론 여전히 로맨스라고는 진전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날 덕인의 아픔을 알게 된 진우가 걱정하는 모습은 향후 두 사람의 관계 진전을 예고했다. 진우 역시 남모를 아픔을 안고 있으며 홀로 외로움을 느껴왔기 때문. 이젠 덕인도 자신을 밀어내기만 하는 남편 경철을 잊고, 자신을 진정으로 위해주는 사람을 만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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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울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