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유호정이 칼을 뽑아 들었다. ‘갑’인 듯 하면서도 휘둘리고, 남편과 아들 때문에 숨어서 눈물 흘리던 그는 이제 한층 강해진 모습으로 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드디어 그의 차례가 온 것이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9회에는 남편 한정호(유준상 분)에 본격적으로 선전포고를 하는 최연희(유호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물론 정호를 공격하는 것은 아니다. 아들 한인상(이준 분)부터 남편의 내연녀가 된 지영라(백지연 분) 등의 관계까지, 확실히 나서 개입하겠다는 것.
이날 정호는 자신에게 당돌하게 대든 인상을 집 밖으로 좇으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인상이 “이 집은 아버지 집이 아니다. 세금도 낸 적이 없지 않냐”며 반박할 수 없게 대응했기 때문. 정호는 당황한 채로 결국 아들에게 진 꼴이 됐다. 이를 본 연희는 “꼴 좋다. 이미 아이들의 존경과 신뢰를 잃었다”며 혀를 찼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희가 정호를 저버릴 아내는 아니다. 그는 “그런데도 난 당신 체면과 위신을 세워야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겠지만 개입해야겠다. 당신 어머님이 하셨던 것처럼”이라며 앞으로 그의 태도가 확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그는 평소 예뻐하던 서봄(고아성 분)에게도 날을 세우며 “내가 우스웠냐”고 차가운 대사를 날리기도 했다. 이미 연희의 변화는 시작된 것.
더욱 흥미진진하게 된 것은 연희가 이 직후 영라와 대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호는 비서의 실수로 연희와 영라의 약속을 겹치게 잡았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예고도 없이 맞닥뜨리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영라의 계략과 입담에 휘청거렸을 연희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잠깐 차라도 한 잔 하자”며 여유롭게 영라를 이끌었다. 물론 이 사실을 알게 된 정호는 “이건 악몽”이라며 머리를 감쌌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연희와 영라의 싸움이 예고돼 눈길을 끌었다. 더 이상 ‘고상하고 순한 사모님’이 아닌 연희가 자신의 남편을 유혹한 영라에게 어떤 대응을 했을 지 기대가 높아졌다. 여기에 당황하는 정호의 모습까지 통쾌하게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희가 이 같이 달라진 것은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일이다. 처음에 ‘갑’으로서 ‘을’인 봄을 홀대하는 그가 얄미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는 언제나 남편에게 사랑 받고 싶어 안절부절하던 아내였고, 이후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했던 여자였다. 이날 방송 초반만 해도 인상의 반항 모습을 보고 방에서 홀로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심리적으로 언제나 ‘을’이었던 연희의 반란이 극을 더욱 쫄깃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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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