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 성유리·정려원, 30대 핑클·샤크라의 고백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5.04.28 06: 53

각각 핑클과 샤크라로 아이돌 데뷔를 했던 성유리와 정려원도 어느덧 30대 중반. 절친인 두 사람은 ‘힐링 여행’을 통해 함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다잡았고, 이는 보는 이의 마음 역시 뭉클하게 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셀프 힐링’ 특집 3편으로 꾸며졌다. 온천 여행을 갔던 성유리와 정려원은 마지막 날 밤 마치 수학여행에 온 듯 베개를 안고 수다를 떨었다. 무엇보다 아이돌 출신으로서, 배우로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두 사람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았다. 81년생으로 동갑인 둘은 비슷한 시기에 아이돌 걸그룹으로 데뷔를 했고, 이후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이미 배우로서 당연하게 느껴지는 두 사람이었지만 사실 이들에게는 마음 아픈 일도 많았고, 아직 겪고 있는 고충도 많았다.

정려원은 우선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여배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예전에 선배님들이 나에게 ‘려원이도 이제 서른이 넘었으니 앞으로가 고민이겠다’고 말했을 때 ‘네?’라고 물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여배우가 가장 힘든 것이 30대 중후반이라고 하더라.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그게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드라마 여주인공 나이가 20대 중후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역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
성유리는 “그렇다고 애 있고 모성애 진한 역할을 몰입을 못 한다. 애 엄마인데 괜찮겠냐고 물으면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스스로 공감이 안 되니까 정말 어렵다”며 또 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언뜻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사실은 이것도, 저것도 고민이 많은 30대 여배우들의 이야기였다.
둘은 가수 출신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했다. 특히 시청률이 낮게 나오면 자신들의 탓으로 돌아와 마음이 안 좋았다는 것. 정려원은 과거 한 드라마의 시청률이 2.9%가 나왔던 것에 대해 맘고생을 했다고 털어놨고, 성유리 역시 현빈과 호흡을 맞췄던 ‘눈의 여왕’의 시청률이 떨어져 눈물을 쏟았다고 공감했다.
배우로서가 아닌 여자로서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던 두 사람이었다. 정려원은 지난해 초 연인과 결별했다고 밝히며 “편해지면 더 ‘나’ 같아야 하는데, 내가 이 사람에게 실수 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내 자신이 용납이 안 되더라. 오히려 그 사람이 나를 몰아붙이더라. ‘너 그런 사람이었냐’며”라며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자책을 했다.
성유리는 새로운 연인을 만날 때 마치 좋은 차를 고르고 싶은 것처럼 조건을 보게 될 때가 있는 것에 대해 말해 비슷한 또래들의 공감을 샀다. 그러면서도 연예인이기 때문에 자주 루머에 휩싸이게 되는 것에 대해 언급했고, 정려원도 결혼에 대해 “실수하고 싶지 않고, 하면 정말 잘 살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힐링’ 그리고 자신들의 ‘행복’. 정려원은 “내 자신이 정말 행복한가 생각을 해봤다. 그러지를 못 하니까 아무 것도 못 하게 된다. 남들한테 사랑을 받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 무게를 싣고 싶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성유리에게도 크게 공감으로 다가왔다.
정려원은 방송 마지막 인터뷰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내가 나를 스스로 응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나를 굉장히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고 산 게 아닌가 싶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오롯이 자신들의 뜻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간혹 뒤돌아보고는 ‘왜 그랬을까’ 후회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날 성유리와 정려원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는 잔잔했지만 깊이가 있었고, 두 사람의 눈물 머금은 웃음은 시청자들의 마음 깊숙이 와 닿았다. ‘셀프 힐링’이라는 테마였지만, 정말 스스로 힐링을 찾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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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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