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의 여주인공’. 어느새 배우 진세연은 그런 배우가 돼 있었다. 아마도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선보였던 그의 캐릭터가 그래서였을 것이다. ‘내딸 꽃님이’의 꽃님이도, ‘각시탈’의 목단도, ‘다섯 손가락’의 다미도, ‘닥터 이방인’의 승희도. 진세연은 모두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래서일까. 아직 22살이라는 나이임에도 어떤 이들은 진세연을 제 나이보다 조금 높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진중하고 슬픈 극 중 이미지가 진세연을 그렇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한 작품이 ‘위험한 상견례2’였다.
‘위험한 상견례2’는 지난 2011년 이시영-송새벽 주연의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후속편. 전작에서도 그랬듯 ‘위험한 상견례2’는 한국형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진세연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크린 첫 주연작을 선택함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을 진세연에게 제 나이에 맞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진세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단은 코미디 장르가 정말 좋았어요. 가벼운 걸 해보고 싶었고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영화는 처음인데 모든 게 처음 경험이 제일 강렬하잖아요. 저에게 영화 첫 현장도 중요할 것 같았고 그걸 코미디로 간다면 정말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죠. 그리고 드라마에서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해서 변화에 대한 욕구가 점점 커지더라고요.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많이 해서 다른 이미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자신을 따라다니는 ‘청승’이라는 꼬리표도 떼고 싶었단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청승인데”라며 하하하 웃어 보이는 진세연은 영락없는 22살 또래 꽃소녀. ‘위험한 상견례2’처럼 밝은 이미지로 당분간 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그는 주로 그런 작품을 선택할 것 같다며 조심스레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배우는 캐릭터 그리고 이미지로 사람을 대하잖아요. 제가 생각보다 청승맞은 이미지로 보이게 됐더라고요. 제가 싫어하는 게 청승인데(웃음). 이번 영화처럼 저를 더 보여줄 수 있는 밝고 그런 캐릭터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직 회사에서 골라주면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는 단계고 ‘내가 할래요’ 한다고 해서 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지금 영화처럼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제 나이를 찾은 효과는 큰 것 같았다. 그간의 작품들 속 진세연과 ‘위험한 상견례2’ 속 진세연은 미묘하게 뭔가가 달랐다. 편안한 마음가짐 때문에 그런 걸까. 연기하기 좀 편안했겠다라는 기자의 말에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 그는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라며 또 한 번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정말 현장이 재밌었고 편했거든요. 그리고 또 그만큼 재밌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주연이라 부담이 없을 수는 없었지만 부담을 덜 가지려고 했던 부분은 선배님들에게 묻어가려고 했어요(웃음). 줄거리는 철수와 영희의 내용이지만 가족이 나오는 영화기 때문에 자기 위안과 합리화를 했던 것 같아요.”
②편에 계속
trio88@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