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을테다. 인지도를 높이려는 계산된 행동이라 생각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2'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룹 빅플로의 하이탑 이야기다.
하이탑은 최근 '진짜사나이2'에 출연해 범상치 않은 예능감을 뽐냈다. 교포같은 말투는 '당연히' 그를 외국에 오래 머물다 온 인물인줄 알았을 것이나, 하이탑은 수원 출생인 토종 한국인이었다. 그럼에도 하이탑은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며 군대에서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큰 재미를 선사했다.
방송 후 하이탑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통통 튀는 하이탑의 모습은 대중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악플도 상당했다. 하이탑은 '진짜사나이2'를 통해 인지도와 악플을 함께 얻게 됐다.
하이탑은 28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짜사나이2' 후일담을 들려줬다. 하이탑은 '진짜사나이2'에서와 마찬가지로 '교포스러운' 말투는 물론 '힙합스웨그'가 물씬 느껴지는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설정일 수 없는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이었다.
"'진짜사나이2' 체력적으로 진짜 힘들었어요. 제가 체력이 진짜 약하거든요. 저질 체력인데, 군대에서 하는 훈련들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샘 오취리 형이나 정겨운 형은 근육질인데 저는 그냥 마른 몸매거든요. 구보할 때도 사실 구토도 많이 했어요. 하하."
하이탑은 '진짜사나이2'에서 어눌한 한국말로 교포라는 오해를 받았다. 본토 발음인데다,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엉뚱한 모습은 분명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방송에서 보였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였다.
"진짜 제 말투에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렇게 됐어요. 그때 힙합을 시작했는데, 래퍼 형들과 다니다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물든 것도 있고요. 이런 모습을 지인들은 좋아해요. 유쾌하고 재미있잖아요."
하이탑은 독특한 캐릭터는 분명 큰 웃음을 줬다. 흔한 예능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신선했으며, 낮은 인지도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확실한 새 예능 신성이었으나 일부 대중에게는 적개심을 안겼다. 이에 하이탑은 상당한 악플도 피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상처였어요. 관심이라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많이 괜찮다고 위로해줬었는데, 정통으로 악플을 받게 되니까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악플 받는데, 상처 받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요. 부모님도 보실텐데, 마음 아파하실 것 같아서 신경이 쓰였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괜찮아요!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하이탑은 올해 22살로, 친구들 중 일부는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한 체험이지만, 군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을 터. 가장 힘들었던 훈련 등 군대를 경험한 소감이 궁금했다.
"행군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무거운 군장을 키로 메고 20km를 행군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5km를 갈 때 쯤에는 솔직히 다 하기 싫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내가 왜 걷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7km를 갈 때 쯤엔 아무 생각도 안들었어요. 이것이 인생이구나 싶었죠. 인생은 행군이에요. 하하. 행군이 다 끝났을 때는 굉장히 뿌듯했어요."
하이탑은 사람 사이에 간 보는 것을 싫어하는 정 많은 스타일이었다. 사람 사이에 쌓이는 정이 하이탑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꾸며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하이탑의 지론이었다.
"제가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스타일이래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하죠. 그러나 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분들이 지적하신 것들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꾸미지 않은 제 모습으로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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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