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풍문’, 어디서 따박따박 웃기는 거야?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4.29 09: 34

‘풍문으로 들었소’가 매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 전개 속에 시청자들을 껄껄 웃게 한다. 이번에는 가식으로 똘똘 뭉친 유준상과 유호정의 현대판 사극에 안방극장이 박장대소를 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20회는 한인상(이준 분)의 반기와 한정호(유준상 분)의 외도를 계기로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는 최연희(유호정 분)의 귀여운 횡포가 그려졌다.
인상이 정호에게 흔히 말하는 ‘대든’ 후 연희는 스스로 섭정왕후를 자처했다. 바로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인상 부부의 반란을 누르고, 지영라(백지연 분)에게 한눈을 팔고 있는 정호를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

연희가 바라는 가풍은 고루했다. 사극을 찍는 것이냐고 반발하는 한이지(박소영 분)의 말대로 현대판 궁궐이었다. 꼭두새벽 문안부터 집안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통일된 복장을 입게 하고, 정호 가족이 식사를 하는 동안 비서가 서있는 등 지금 시대에서는 어이없는 일들이 펼쳐졌다. 정호와 연희를 제외하고 모든 집안 식구들의 불만 가득한 표정은 이 드라마가 코미디 장면을 집어넣을 때마다 나오는 경쾌한 음악과 어우러지며 웃음을 유발했다. 순하게만 보였던 정순(김정영 분)이 정호와 연희를 남몰래 노려보는 장면은 꽤나 강렬했다.
한복만 안 입고 있지 1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집안 사람들의 각이 딱딱 잡혀 있는 억지 행동에 웃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위선과 가식으로 똘똘 뭉쳐 있는 정호와 연희의 현대판 사극은 풍자의 묘미가 극대화됐다. 너무도 진지하게 벌어지는 이 같은 코미디 같은 상황은 정호 집안 밖에서 긴박하게 펼쳐지는 ‘을들의 반란’과 대비됐다. 정호가 인상에게 일격을 당한 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민주영(장소연 분)을 중심으로 정호가 이끄는 한송에게 큰 타격을 입힐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풍문으로 들었소’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벌어지고 있다. 공고해보였던 정호 집안에 내외부적으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현실에서 언제나 ‘슈퍼갑’에게 돌팔매질을 하고 싶어하는 이 땅의 많은 을들을 짜릿하게 하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매회 갑의 위상을 무너뜨리는 풍자 장치는 시청자들을 ‘따박따박’ 웃기고 있다. 벌써 20회가 방송됐지만 식상하지 않고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버릴 것이 없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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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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