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않여’ 이미도, 왜 악녀가 됐을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4.29 15: 00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미도는 왜 악녀가 됐을까.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강순옥(김혜자 분)의 제자이자 미스터리한 여인 박총무 역을 맡은 이미도가 본격적인 악행을 시작해 그가 진짜 악녀가 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천사 같은 얼굴 뒤로 예기치 못한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며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인물을 압박하는 박 무는 지난주 방송에서 급기야 스승인 순옥을 배신하는 악랄한 면모를 드러냈다. 박 총무는 자신을 수제자로 인정하지 않는 순옥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거짓 댓글을 작성하고, 세무 조사팀에 전화를 걸어 제보하는 등 음흉한 계획을 펼쳐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무려 12년간이나 순옥을 위해 헌신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감쳐온 박총무가 이제 와 본색을 드러낸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 터,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갑론을박을 벌이며 원인 분석에 나서 흥미진진한 추론을 펼쳤다.
가장 큰 지지를 받은 설은 현숙(채시라 분)을 향한 박 총무의 열등감 설이었다. 앞서 현숙의 모든 것을 탐하는 박 총무의 모습이 뒷받침했다. 박 총무는 현숙의 남편 구민(박혁권 분)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갖고 알게 모르게 열렬한 구애를 펼쳐왔다. 현숙의 절대 미각 역시 자격지심의 대상이었다. 자신이 십수년을 노력해도 갖지 못한 재능을 천부적으로 지닌 현숙에게 박 총무는 더욱 화를 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설은 자라온 환경이었다. 박 총무가 순옥의 제자가 되기 전까지의 행방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혈혈단신으로 갖은 고초를 겪으며 눈치 하나로 살아남아 이곳에 정착했기에, 기본적으로 남을 먼저 밟고 올라서야 밟히지 않을 것이라는 생존 본능에서 기인한 비뚤어진 성격이 박 총무를 이렇듯 악랄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측은지심도 팽배했다.
마지막은 순옥의 희망 고문이었다. 박총무를 수제자라 칭하며 곁에 두기는 했지만, 실상 박 총무가 하는 일은 수제자보다 말 그대로 총무에 더 가까웠다. 언젠가는 순옥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시간이 지나며 점차 의문부호를 그리고 있는 만큼 박총무가 그간 지내온 시간만큼이나 더 큰 분노를 품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도는 이렇듯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한 이유 있는 악녀 박총무의 여러 모습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박 총무가 얄미워지면 얄미워질수록 이미도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졌다. 남은 회차 동안 12년 동안 따랐던 스승을 배신하고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악행을 저지르게 된 박 총무의 사연을 이미도가 과연 어떻게 그려내며 악녀 계보를 잇게 될지 흥미진진한 전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3대 여자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로 그들이 미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명랑한 대답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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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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