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앵그리맘’ 지수-바로, 소년들의 성장기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4.30 06: 53

열여덟 살, 어른이 되는 문턱에 있는 나이다. 불량학생으로 낙인이 찍혀 방황하기도 하고, 겉으로 모범생인 척 속내를 감추기도 한다.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어른이 돼가는 소년들의 성장기가 여운을 남긴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 13회에서는 정체가 들통 난 강자(김희선)가 상복(박영규)과 수찬(박근형)을 무너뜨릴 결정적 증거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강자를 돕는 복동(지수)과 상태(바로)의 모습이 그려졌다. 공통점은 그동안 자신을 억압하고 통제하던 인물들에게 대항했다는 것이었다. 복동과 상태는 이 의미 있는 시도를 통해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강자를 향한 복동의 마음은 여전했다. 강자가 동급생의 엄마라는 사실은 알지만, 애틋한 감정까지 막지 못했다. 경찰서에 또 가지 말라며 강자에게 두부를 건네는가 하면, 강자를 향한 계란 세례를 대신 맞았다. 강자가 다시 구치소에 갇히자, 그 앞에서 마냥 기다렸다. 학부모든, 동급생이든 강자를 비난하면 복동의 매서운 눈빛과 맞서야 했다. 특히 강자의 바람에 따라 두려움의 존재인 동칠(김희원)에게 선을 긋기 시작했다.

상태에겐 강자의 딸 아란(김유정)이 있었다. 두 사람은 복잡한 가족사와 외로움이란 공통점을 공유하며 한층 가까워진 사이였다. 아란이 다시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자 적극 방어에 나선 이는 상태였다. 상태는 아버지 상복으로 인해 아란이 위기에 처했음을 파악하고, 그동안 전시용에 불과했던 자신의 오토바이를 이끌고 아란을 향해 달려갔다. 이후 아란을 위협하는 상복을 제지했고, 동칠이 개입한 틈을 타 아란과 도망쳤다.
두 소년이 보여준 용기의 원천은 사랑에 있었다. 사실상 이뤄질 수 없는 관계이지만, 강자를 향한 복동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반면 상태와 아란은 풋풋한 고등학생 커플이었다. 아란은 자신을 구해준 상태에게 고마움을 표현했고, 상태는 아란에게 상복에 대한 원망의 이유를 털어놨다. 이후 두 사람은 맞잡은 손으로 서로를 위로했다. 손잡기에 불과했지만, 두 사람의 순수한 감정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까지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좋아하는 이와 함께 할 때 지수와 바로의 눈빛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들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강인한 남자가 됐다. 소년과 남자를 넘나들며 그 경계에 있는 청소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앵그리맘’을 통해 발견된 신예 지수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 이후 ‘연기돌’로 입지를 쌓아가고 있는 바로. 캐릭터뿐만 아니라 두 20대 남자 배우들 또한 ‘앵그리맘’을 통해 성장하고 있었다.
‘앵그리맘’은 종영까지 4회를 앞두고 있다. 두 소년의 성장통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복동과 상태, 지수와 바로가 훌쩍 성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jay@osen.co.kr
‘앵그리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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