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각남’ 박유천과 ‘초감각녀’ 신세경의 본격적인 감각 로맨스가 시작됐다. “우리 무슨 사이야”라며 관계 정립이 필요한 썸단계부터 “애인, 여친 중에 뭐라고 부를까”라는 돌직구 고백까지 달달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무림커플’의 연애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9회에서는 동료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긴 밀고 당기기를 끝내고 연인이 된 최무각(박유천 분)과 오초림(신세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초반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희미한 과거의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는 초림을 본 무각은 “답답하지. 얼마나 답답하겠냐”며 초림의 손을 꼭 잡은 채 “잊으면 다 없어지는 거다”라고 다정한 위로를 건넸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초림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밤에 혼자 괜찮겠냐. 심리 상태가 불안하니 잠드는 것 보고 가겠다”며 기어코 집 안까지 들어갔다.
뛰는 최무각의 위에는 나는 오초림이 있었다. 초림은 무각에게 텐트를 건네주고 “거실은 추우니까 꼭 텐트 안에 들어가 있다가 나 잠들면 가라”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 것. 무각과 초림은 한 지붕아래 누워 서로가 잠들 때까지 “자냐”는 확인 문자를 주고받으며 보는 이들의 심장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무림커플’의 썸이 항상 달달한 것만은 아니었다. 권재희 셰프(남궁민 분)를 ‘바코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생각하는 무각은 그와 방송에 함께 출연하는 오초림에게 “그 방송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비췄다. 이에 초림이 “옷도 사줘놓고 왜 하지 말라는 거냐”라고 묻자 무각은 “그냥 부탁한다. 우리 사이에 내가 나쁜 일을 시키겠냐”며 설득했다. 하지만 초림은 “우리 사이가 뭔데 최순경님이 무작정 하지 말라고 하는 거냐”며 발끈했다. 사실 초림은 키스까지 해놓고 연락도 잘 되지 않는 최순경에 뾰로통해있던 상황이었던 것.
결국 무각과 관계정립에 실패한 초림은 애꿎은 염미(윤진서 분)에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최순경이 내 애인도 아니면서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툴툴거렸고 염미는 “애인이 아닌 게 화가 나는 거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화나는 거냐”고 꼭 집어 물었고 초림은 “이런 게 유도심문이구나”라고 순순히 인정했다. 애타는 썸남에 대한 고민을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는 초림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아리송한 관계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을 사기도 했다.
다행히 최무각의 무감각한 면모는 연애에서는 예외였다. 토라진 초림을 집 앞으로 불러낸 무각은 “너 나한테 화난 거 있냐. 내 얼굴 좀 보고 얘기해라”며 “나 너 뭐라고 부를까”라고 물었다. 이에 초림이 “이름 있지 않냐”고 말하자 그는 “사귀는 사이는 이름 말고 부르는 거 있지 않냐”며 “너 내 애인, 연인, 여자친구 그 중에 하나 골라”라며 돌직구 고백을 날렸다. 이 박력 넘치는 고백에 초림이 승낙했음은 불 보듯 뻔한 일.
설레면서도 솔직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다정한 두 사람의 로맨스는 현실 속 연인 직전의 썸남썸녀를 떠올리게 하며 안방극장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이날 두 사람의 밀고 당기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며 바코드 살인사건의 긴장감과 어우러져 또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냄새를 보는 소녀'는 3년 전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무감각적인 한 남자와 같은 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초감각 소유자인 한 여자의 이야기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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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