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와 같다. 장동민은 지난 연말 tvN 예능프로그램 '지니어스3'를 계기로 새삼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타고난 순발력과 빠른 두뇌 회전은 '장동민=거친 입담'이란 투박한 이미지를 씻어냈다. 이후 '대세'로 떠오른 장동민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제6의 멤버로 발탁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큰 관심은 독이 됐다. 그의 과거 막말들이 도마 위에 올랐고, 그로인해 하차, 피소, 사과 등 각종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졌다.
모든 일들이 예측불허였기 때문일까. 지난 29일 오후 흥미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장동민이 비슷한 시간대 프로그램에 겹치기 '등장'을 했다. 그들을 대하는 온도는 전혀 달랐다.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이하 한밤)에서 장동민과 유세윤, 유상무의 막말 파문에 대해 다뤘다면, 같은 시간 JTBC 예능프로그램 '크라임씬2'에서는 장동민이 재벌집 대학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등장했다. '한밤' 속 장동민이 웃음기를 거둔 진지한 얼굴이었다면, '크라임씬2' 속 장동민은 기존 모습과 똑같았다.
특히 '한밤'에는 장동민을 고소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 측 변호인이 등장했다. 해당 변호인인은 "(장동민이) 개그맨이라고 해도 넘지 말아야 할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측은 화제가 됐던 손편지에 대해 "장동민이 직접 찾아와 봉투를 줘서 받아놓기는 했는데, 내용물은 모르겠다"며 "변호사 사무실에서 3시간 대기한 것처럼 알려졌는데, 30초도 있지 않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일부 대중들은 분노했다.
장동민의 출연 프로그램 하차 여부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크라임씬2'는 장동민의 출연분을 편집 없이 정상방송했다. 장동민은 주어진 역할에 몰입해 긴장감을 더하는가 하면, 특유의 강한 멘트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프로그램 외적으로 장동민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프로그램 내에서는 그런 기류를 감지할 수 없었다. 특히 막말로 구설수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엑소의 멤버 시우민을 거칠게 부르는 듯 한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더 지니어스3'를 통해 장동민이 재발견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듯, 승승장구하던 그가 과거에 한 말들로 인해 제동이 걸릴 줄 아무도 몰랐다.
지난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대중의 마음은 여전히 돌아오고 있지 않다. "옹달샘 멤버들의 하차는 없다"고 선언한 JTBC가 있는 만큼, 그들의 방송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반면 장동민을 향한 비난이 일면 일방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동민 측도 우선 '오해'를 정정해나가고 있다. '한밤의 TV연예' 보도와 관련해 반박 입장을 낸 것. 소속사는 곧바로 공식입장을 내고 "저희는 사과 편지라는 내용을 분명히 전달했고, 고소인측에 꼭 전달해주시길 부탁드렸다. 고소인에게 전달해주시길 정중히 부탁 드렸음에도 언론을 통해 ‘무슨 봉투인지’, ‘내용물이 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저희를 피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장동민이 선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사무실을 찾고 대기했다는 것은 당시 1층 안내데스크를 맡고 있던 직원 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소속사 차량의 CCTV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jay@osen.co.kr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