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옛말이 이렇게 맞을 줄이야. 고아인 자신을 거둬주고 가르쳐준 스승에게 앙심을 품고 망하게 하는 제자라니, 섬뜩하다.
29일 방송된 KBS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는 박총무(이미도)의 본격적인 복수가 그려졌다. 박총무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순옥(김혜자)에게 섭섭한 마음을 품고, 인터넷에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 순옥이 수강생에게 식재료를 강매하고, 두 집 살림을 한다고 폭로한 것. 이후 이 소문은 일파만파 퍼지고 순옥의 강좌는 수강 취소가 줄을 잇는다.
순옥이 이 일을 두고 이상해할 즈음, 모란(장미희)으로부터 전화가 오고 "요즘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아무래도 박총무가 수상하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순옥은 모란의 말을 듣고, 그 동안 자신이 박총무를 너무 홀대했나 싶어 박총무에게 레시피를 다시 개발해보라고 기회를 준다.
박총무는 그 말에 앙금이 조금 가시고 열심히 요리를 한다. 그때 현숙(채시라)이 나타나 박총무의 레시피에 이것저것 참견을 했고, 평소 현숙의 요리 감각을 질투했던 박총무는 싫으면서도 그 조언을 받아들인다. 이후 순옥은 박총무가 개발한 음식을 맛보고 칭찬을 하는데, 그때 현숙이 눈치없이 나타나 자신이 준 팁에 대해 생색을 내 박총무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박총무가 올린 소문은 이후 기사화되고, 기자들이 순옥의 집에 몰려와 집안을 발칵 뒤집어놨다.
이날 박총무는 제자가 한을 품으면 스승을 망하게 한다는 오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또한 종미(김혜은)의 말대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옛 선조들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동안 노력보다는 잔머리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했던 박총무. 그의 깜냥을 일찌감치 알아본 순옥은 박총무가 요리로나 인간적으로나 더 성장하길 기다려왔다.
하지만 박총무는 순옥의 마음을 곡해했고, 자신을 제자리에 머물게만 한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말미에 느닷없는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는 박총무. 결국 순옥과 화해를 하고 해피엔딩을 맞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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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은 여자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