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의 맛'이 19금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 비뇨기과와 산부인과라는 어찌보면 강력한 19금 소재로 무장했지만 생각만큼의 웃음을 끌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연애의 맛'은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비뇨기과 여의사와 산부인과 남의사의 만남이라는 설정 등 '19금 섹드립'으로 웃음을 안길 것처럼 보였던 '연애의 맛'은 생각보다 깊은 '속사정'과 섹드립마저 큰 웃음을 안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섹스를 글로만 배운 비뇨기과 여의사 길신설(강예원 분)과 섹스를 상상만 하는 산부인과 남의사 왕성기(오지호 분)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영화에서는 내내 19금 용어가 난무한다.
첫 만남부터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인 신설과 성기는 서로를 향한 독설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 독설이 성(性) 전문의들답게 모두 다 19금이다. 성기는 신설에게 "그것도 제때 못하면 병"이라고 독설을 던지고 이에 신설은 "그쪽 건 아예 안 서죠?"라는 대담한 말로 맞받아친다.
같은 오피스텔에 살고 같은 건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두 사람인만큼 부딪힐 일도 많고 그만큼 19금 용어들도 술술술 쏟아져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섹드립이 그리 큰 웃음을 선사하기엔 조금은 부족하다. 몇몇 상황들이 웃음을 유발하긴 하지만 소소할 뿐이며 게다가 두 주인공 마음 속 깊이 숨겨진 트라우마가 가면 갈수록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섹드립으로 유명한 신동엽이 그리워질 정도라고 해야 할까.
오히려 이러한 19금 소재들 보다 소소한 설정들이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극 중 신설에게 설정 돼 있는 캡사이신 알레르기는 강예원의 혼신을 다한 알레르기 연기와 결합돼 보는 이들을 폭소케 한다. 오프닝 장면부터 알레르기 탓, 눈이 뒤집어진 채 정지화면으로 스크린에 담긴 여배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오는 5월 7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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