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돌아온 ‘경찰청사람들’의 딜레마, 추억이냐 트렌드냐?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5.01 06: 54

추억을 되살릴 것이냐,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예능으로 만들어갈 것이냐. 16년 만에 돌아온 MBC ‘경찰청 사람들 2015’가 직면한 딜레마다.
지난 30일 오후 첫 방송된 MBC '경찰청 사람들 2015'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재연 배우들의 연기와 경찰들의 추리 토크의 균형이 맞아 떨어진 ‘세련된’ 프로그램이었다.
재연 연출의 발전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MC 이경규의 능숙하면서도 재치 있는 진행과 다양한 이력과 경력을 가진 톱 폴리스 6명, 박성용 경사, 최승일 경장, 김정완 경정, 홍창화 경위, 최대순 경위, 박경일 경감 등이 가진 카리스마와 캐릭터가 돋보였다.

이들은 경찰 생활을 하며 경험 했던 점들을 매끄럽게 풀어갔고, 재연 영상이 나오기 전후, 직접 추리를 해보이며 활약을 보였다. 토크 및 추리를 곁들인 형식은 최근 유행하는 JTBC ‘크라임씬’이나 tvN ‘문제적 남자’ 같은 추리 예능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트렌드에 걸맞은 변화를 시도한 셈.
재연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경찰청 사람들 2015’는 기존 ‘경찰청 사람들’과 크게 다른 포맷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련된 제복을 차려입고 스튜디오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경찰들의 모습은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과거 ‘경찰청 사람들’에서는 재연의 처음과 끝, 평상복 차림의 순박한 모습의 경찰들이 나와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시선처리부터 포즈까지 카메라 앞에서 어색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모습은 이 프로그램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졌었다. 때문에 새로운 ‘경찰청 사람들’을 통해 추억의 환기를 기대했던 일부 시청자들은 “예전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90년대식의 촌스러운 스타일을 일부러 추구하는 것이 딱히 좋은 방법이랄 수도 없다. 새로움을 가미하거나, 트렌드에 어울리는 모습이 아닌, 90년대 그 모습 그대로 돌아간다면 1-2회 일회성 ‘추억팔이’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청 사람들 2015’는 재연으로 추억을 살리되 트렌드에 걸맞은 변신을 택했다.
하지만 딜레마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새로움을 택한 이상, 기존의 방송을 뛰어넘는 재미를 줘야하는데 이번 첫 방송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 게 사실이다. 6명 경찰들의 출연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추리 활약이나 캐릭터 등은 맛깔나게 살지 못해 아쉬움을 줬다. ‘응답하라 90년대’를 원했던 시청자들의 실망감 섞인 반응들도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다. 과연 ‘경찰청 사람들 2015’은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갈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경찰청 사람들 2015'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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