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나의 자살이 기정사실화 되어 가는 가운데 박하나의 모습이 등장하지 않아 시청자을 애타게 하고 있다. 유서의 정황으로 보건데, 어디인가에 살아 있음이 분명한데, 박하나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회동안 다른 등장인물들의 심정만 줄기차게 나왔다. 작가님의 낚시질이 너무 눈에 보였다.
4월 30일 방송된 MBC 일일극 '압구정백야'에서는 백야(박하나)의 죽음을 알게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속초경찰서로부터 조지아(황정서)에게 전화가 가고, 은하(이보희)와 장훈*한진희)도 알게된다. 지아와 은하는 한동안 오열하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어 속초경찰서에서는 효경(금단비)에게도 전화를 건다. 백야가 효경 앞으로 유서를 남겼기 때문.
백야의 자살 소식을 알게된 달란(김영란)은 바로 딸인 선지(백옥담)에게 전화를 해 알리고, 선지는 울다가 추장(임채무)과 단실(정혜선)에게 사실을 털어놓는다. 또 백야의 외국행을 도왔던 황변호사 역시 정애(박혜숙)에게 전화를 걸어 알리고, 정애는 무엄(송원근)과 의논을 한다. 정애와 단실의 외국행 종용으로 백야가 자실을 시도했기 때문. 이에 무엄은 "엄마와 할머니 탓이 아니다. 모른 척 입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이날 아침에 동네 뒷산에 가느라 전화기를 놓고 간 화엄(강은탁)이 가장 늦게 백야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거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속초로 달리고, 백야가 뛰어들었다는 바닷가 앞에서 폭풍 오열을 했다. 처음에는 백야의 자살을 부정했다가 그 다음엔 왜 수색작업을 안하냐고 화를 냈고, 결국 백야의 유서를 읽고 무너졌다, 유서에는 '그동안 우울증으로 힘들었다며 자신을 찾지 말고, 지인들만 모아놓고 조촐한 장례식을 치르길 바란다'고 적혀있다.
이날 내내 백야의 모습을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백야의 자살이 처음으로 그려진 29일 방송 역시 백야가 바다에 뛰어든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냥 바다를 바라보는 백야의 모습만 그려졌을 뿐이다. 자신을 찾지 말라는 유서의 내용은 백야가 어딘가에 살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갑자기 반전을 제시하려는 것도 좋고, 그래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도 좋지만, 2회 동안 백야의 진짜 안위는 보여주지 않은 채 변죽만 울리고 있어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시간 그만 끄시고 백야의 살아있는 모습을 그만 공개해주시는 건 어떨까. 백야의 자살로 시청률 한번 잡아보시려는(?) 작가님의 술수가 너무 뻔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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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백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