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의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가 장동민에 대한 ‘몰아가기’ 방송 의혹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
‘한밤의 TV연예’는 지난 달 29일 장동민의 막말 파문에 대해 다루면서 장동민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장동민을 모욕죄로 고소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피해자 측의 발언을 왜곡하고, 장동민 측의 해명을 듣지 않아 균형감을 잃은 시각을 보였다’는 일부의 지적을 받고 있다.
피해자 측이 장동민이 변호사 사무실에 30초가량 밖에 대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을 음성대역까지 써가며 삽입한 게 문제였다. 장동민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를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업무방해죄라는 이유로 쫓겨나 사무실 밖에서 기다렸다’고 억울해 했다. 또한 변호사가 장동민 측과 만나길 꺼려한다는 답답해하는 설명까지 더했다. 여론은 급속도로 변했다. 장동민의 막말은 스스로도 밝혔듯이 비난받아 마땅하고 끊임 없는 반성을 해야 할 몫이지만 거짓말 오해를 받고 진정성 의혹까지 번질 문제는 아니라는 것.
결국 화살은 ‘한밤의 TV연예’ 제작진으로 향하고 있다. ‘장동민을 마녀사냥하기 위해 마치 답을 정해놓은 듯한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사과 방송을 요구하고 있고, 조금 더 격한 네티즌은 폐지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물론 제작진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방송했다”면서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밤의 TV연예’가 사건과 사고를 다루면서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에네스 카야의 불륜설이 제기됐을 당시에도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취재에 열을 올린 사실이 에네스 카야의 부인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에도 흥밋거리를 위해 말초적인 자극을 하는 방송이냐, 아니면 연예 보도의 심층화를 위한 노력이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한밤의 TV연예’는 다른 지상파 방송과 달리 예능 PD가 아닌 시사교양 PD가 제작하고 있다. 1995년 2월 9일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출범 이래 시사교양 PD가 연출을 맡으며, 다른 연예정보프로그램에 비해 사건과 사고가 터졌을 때 심층적으로 다룬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했던 PD와 작가가 진두지휘를 하는 것도 연예계 사건과 사고에 좀 더 ‘전투적으로’ 달려드는 배경이다.
‘한밤의 TV연예’의 이 같은 차별성은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다각화된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천편일률적인 연예정보프로그램들과 궤를 달리 한다. 허나 이 같은 순기능에도 무리한 취재와 사전에 결론을 내려놓은 듯한 일방적인 전개를 한다는 의혹은 매번 발생하고 있다. 이번 장동민과 관련된 방송 역시 제작진으로서는 억울할 부분도 있겠지만 마치 취조를 하는 듯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듯한 리포터의 표현 방식, 일방적인 주장만 다룬 구성은 역풍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밤의 TV연예’는 현재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이 방송을 보고 성난 시청자들의 비난 글로 도배돼 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시청자들에게 연예 정보를 제공하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밤의 TV연예’가 혹독한 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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