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가 부르는 ‘오르막길’은 유독, 더 뭉클했다. 6년 만에 콘서트가 아닌 방송에서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는 벅찬 감정, 그리고 그 길을 함께 와 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이 오롯이 묻어있기 때문이었다.
김준수는 지난 1일 오전 0시 10분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자신만을 위해 준비된 작은 무대에 섰다.
앞서 이 공연은 6만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방청 신청을 했다고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공연. 데뷔 이래 처음 해보는 소극장 공연에서 김준수는 자신만의 뚜렷한 보컬 색으로 오직 노래로만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이날 김준수가 택한 노래들은 다양했다. ‘사랑은 눈꽃처럼’, ‘리치’, ‘11시 그 적당함’, 뮤지컬 ‘모차르트’의 ‘황금별’ 등 대부분 자신의 앨범 수록곡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OST, 뮤지컬 넘버였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다른 가수의 곡을 택한 것이 윤종신이 작곡하고 정인이 불렀던 ‘오르막길’이었다.
김준수는 팬들의 성원으로 앙코르를 하게 되자, 다시 나와 ‘오르막길’을 편곡해 불렀다. ‘오르막길’을 부르기 전 김준수는 "버티다 보니 오늘날 이 자리까지 서게 됐다. 참 힘들다. 이 방송 무대에 선다는 게 힘들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왜 이렇게 힘든지는 모르겠는데 그래서 너무나 오늘은 나에게도 잊을 수 없는 시간일 것 같고, 오늘날, 이 무대에 서기까지 같이 여러분과 같이 함께 걸어왔던 길을 부르겠다“고 말하며 ‘오르막길’을 불렀다.
노래를 시작한 후 그는 가사에 몰입한 듯 울먹이며 잠시 노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오르막길’은 험난한 길을 앞두고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 해 온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다. 최근에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스윗소로우가 정인과 함께 불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준수의 ‘오르막길’이 유독 더 뭉클했던 것은 가사의 내용에 몰입하는 김준수와 그가 말하는 자신의 상황들 때문이다. 그는 자막을 통해 ‘수많은 우여곡절을 같이 견뎌내고 묵묵히 응원해준 팬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힘겨운 오르막길을 함께 걸어줘서 고맙습니다’라며 ‘오르막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처럼 김준수가 부르는 ‘오르막길’은 단순한 사랑의 노래가 아닌, 노래로 풀어낸 6년의 세월이었다. 이는 보는 이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줬고, 김준수만의 ‘오르막길’을 감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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