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바퀴’ 김구라가 달라졌어요, 독설과 보살 사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02 07: 17

방송인 김구라가 지난 해 수십억 원의 빚이 있다고 알려진 이후 덧입혀진 ‘보살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웃음 장치가 되고 있다. 언제나 독한 말을 내뱉다가도 의외의 순간 따뜻하게 감싸는 김구라가 저격수와 보살을 오고가며 안방극장을 웃게 한다.
김구라는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친구 찾기’에서 신동엽과 함께 간판 MC로 활약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일부터 금요일 오후 10시대로 시간대를 이동했다. ‘세바퀴-친구 찾기’는 스타들이 출연해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는다는 구성 속에 속내를 털어놓는 토크쇼다.
스타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사람이 바로 진행자인 신동엽과 김구라의 몫. 신동엽은 깐족거리면서도 재치 있는 추임새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진행을 보이고 있다. 김구라는 특유의 냉철한 진행으로 독설을 날리기도 하고 때론 이야기에 격한 공감을 하며 재미 있는 난장이 벌어지도록 한다.

특히 김구라는 지난 해 아내로 인해 수십억 원의 빚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보살 이미지’가 생긴 방송인. 언제나 독한 말들을 쏟아내는 까닭에 호불호가 엇갈렸고 심지어 그를 싫어하는 이들이 많았다. 허나 그의 험난한 가정사는 동정 여론이 형성되며 호감도를 높였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독설에 가려져 있던 그의 의외의(물론 독설에 비해 가끔이긴 하고 파괴력이 약하긴 해도) 따뜻한 진행이 요즘 부각되고 있다.
서경석이 자신을 돌보는 것보다는 자식을 먼저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을 하자 선배 아빠로서의 조언을 폭발한 것도 그랬다. 물론 표현 방식은 김구라의 짜증 섞인 특유의 화법이 곁들어졌지만 서경석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은 뚝뚝 묻어났다. 김구라는 “내 아들이 고2다. 자식 키워봤자 다 남이다. 널 위해서 살아라. 자식이 나중에 널 알아줄 것 같으냐”라고 서경석을 걱정했다.
또한 장윤정이 자신이 기대고 싶은데 남편 도경완이 오히려 기대는 것 같다고 고민을 토로하자 위로를 했다. 그는 “장윤정 씨, 남이 나에게 기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거냐. 그렇게 생각하자.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얼마나 좋은 거냐”라고 말했다. 겉으로 봤을 때는 투박하게 툭 내뱉는 조언이었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따뜻한 오지랖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물론 김구라의 따뜻한 면만 부각되는 게 아니다. 그는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을 몰아세우기 좋아한다. 서장훈에 대한 거침 없는 사생활 폭로를 하고 난 후 “또 제작진에게 편집을 해달라고 할 거냐. 그러지 말아라. 여기서 약속해라”라고 추가 폭로를 해서 웃음을 줬다. 또한 서경석의 신동엽에 대한 불만 토로를 부추기고, 서경석과 임형준이 서로 친하게 지낸다고 하자 곧 사이가 틀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예언을 하며 독한 농담을 이어갔다.
때로는 누구든 휘청거리게 하는 저격수였다가, 때로는 격한 위로가 되는 보살이었다가 여러 진행법을 발휘하고 있는 것. 생각해보면 어떤 방송인이든 누군가에게는 어르고 달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심하게 몰아세우며 재미를 선사하는 법. 지난 해 말 가정사가 공개되기 전에도 김구라는 보살이었다가 저격수였다가 했을 터다. 다만 고진감래라고 김구라가 진행에 있어서 인간적인 매력을 발휘하는 게 눈에 확 띄는 뭘 해도 되는 시기가 왔다.
jmpyo@osen.co.kr
‘세바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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