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VJ’ 심민, 5년 활동중단, 다시 배우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02 07: 12

2000년대 초 인기 VJ였던 심민(심지유, 32)이 배우로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는 6월 방송하는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술집 종업원 강정화 역을 맡았다.
일명 ‘텐프로’인 정화를 연기하기 위해 심민은 거울을 볼 때마다 극중 정화가 내뱉는 ‘짭새’라는 말을 툭툭 던진다. 5년간의 활동 중단 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심민의 각오는 남달랐다.
“‘무정도시’ 작가님이어서 꼭 출연하고 싶었어요. 사실 텐프로 역할이라 주저하긴 했죠. 시집 갈 나이가 됐는데 연기를 잘해도 문제잖아요?(웃음) 고민을 하다가 엄마에게 말씀을 드리고 하겠다고 했죠. 요즘엔 텐프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정보 수집을 하고 있어요.(웃음)”

심민은 2003년 케이블채널 엠넷 VJ로 데뷔한 후 꽤나 주목 받는 방송인이었다.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로 5년간 활동을 중단한 후 드라마 ‘무정도시’와 ‘기황후’를 통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매 작품마다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작품을 보면 볼수록 제가 연기할 인물이 깊이가 있더라고요. 파고들어서 생각하고 있어요. 매력이 있는 친구예요. 밝은 성격이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아요. 극중에서 실수로 하는 말이 큰 사건의 이유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돼요.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나 되새기죠.”
술집 종업원 역할이라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꽤나 고민이 많았다. 연기를 잘할 수 있을지, 행여나 자신을 보는 대중의 시선이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있었다.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니깐 고민이 됐죠. 시집을 늦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결심하게 됐어요.(웃음) 작가님의 작품을 제가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하고 싶었는데 캐스팅 과정이 평탄치 않았거든요. 한 번에 쉽게 성사된 게 아니라 오기도 생기고 애착도 생겼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대본이 재밌어서 제대로 연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출연이 확정된 후 심민은 캐릭터 분석에 들어갔다. 이곳저곳 물어보기도 하고, 상상 속에 인물을 그렸다.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라서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죠. 감독님, 작가님께 계속 여쭤보고 어떻게 연기 톤을 조절할지 논의하고 있어요. 제가 원래 성격이 되게 단순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있어요. 머리스타일과 의상, 소품 모두 신경을 쓰고 있죠. 어떻게 하면 ‘느낌 있게’ 보일까, 생각하고 있어요. 전 평소에 늘어진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거든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화려한 옷을 입어볼까 싶어요. 그냥 즐기려고요.(웃음)”
심민의 데뷔는 우연히 이뤄졌다. 21살 때였다. 친구의 장난이 시작이었다. 심민의 친구는 심민의 사진과 이름, 전화번호로 엠넷의 문을 두드렸다. 슈퍼 VJ 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그는 VJ로 데뷔할 수 있었다.
“처음 대회 관계자에게 전화를 받고 전화를 잘못 거셨다고 말했어요. 저는 지원한 적이 없으니까요. 친구의 장난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됐죠. 대회를 통해 VJ로 발탁된 후 불과 며칠도 안 돼 방송 인터뷰를 하게 됐어요. 그 때 처음 만난 스타가 싸이였어요. 인터뷰를 하고 바로 ‘생방송 와이드 연예뉴스’에 투입이 됐죠. 갑자기 일을 시작했어요. 예명도 당시 담당 PD였던 신형관 상무님이 지어주셨죠. 정말 오랜 만에 인사드리러 갔는데 데뷔 때의 일이 생각나서 신기했어요.”
활발히 방송에 출연하던 심민. 5년간의 어두운 터널 같았던 활동 중단의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대중 앞에 섰다. 드라마와 케이블채널 연예정보프로그램 앵커 자리를 제의받았다. 심민은 드라마를 선택했다.
 
“제 의지로 일을 끝낸 게 아니어서 찝찝했어요. 그래서 연기를 다시 시작했죠. 연기보다는 말하는 게 자신 있어서 VJ를 한 것이었는데 쉬다보니 둘 다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애착이 있던 연기를 하게 됐어요. ‘기황후’를 시작할 때 500보 후퇴를 한 느낌이었어요.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죠. 그래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의미가 있었어요.”
심민은 긍정적인 성격이다. 활동을 하지 못했던 5년간의 시간 동안 여행을 다니며 성장의 시간을 가졌다.
“전 소속사에게 사기를 당해서 활동을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일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느꼈어요. 미국에 가서 혼자 센트럴파크를 뛰어봤고요. 외국인들과 피자도 먹어봤고요.(웃음) 자유롭게 여행을 다녔어요. 생각해보면 전 운이 좋았어요. 데뷔도 쉽게 했고 행복에 겨웠죠. 그래서 다시 활동을 하게 됐을 때 일이 재밌고 좋더라고요.”
심민에게 올해의 목표와 결혼 계획 물었다.
“일단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많이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을 하시는데 자리를 잡고 싶어요. VJ 했을 때의 모습을 많이 기억을 해주시는데 배우로서는 한 게 없어서 이제 이뤄나가려고요.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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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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