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초인시대' 이토록 짠내나는 유병재의 B급감성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5.02 07: 17

황당할 정도로 어처구니없지만, 또 그 내용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유병재의 마력이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초인시대'(극본 유병재, 연출 김민경) 4회에서는 지은(송지은 분)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긴다고 착각하는 병재(유병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이경(이이경 분) 창환(김창환 분) 병재는 빚을 갚기 위해 여러 고액알바에 도전했다.
병재는 지은이 자신을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착각, 누리(배누리 분)인 척 지은에게 자신에 대해 물었다. 지은은 누리가 병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그가 좋은 사람이고 자신도 그를 좋아한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병재는 뛸 듯이 기뻐하며 지은과 자신의 사이가 더 발전할 거라고 기대했다.

이경은 빚을 갚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에 도전했고, 창환은 또 다른 인격인 규선의 인기에 불안해하며 집안에서는 또 '첩의 자식'과 취직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구박받고 슬퍼하는 모습이었다. 지은은 임용고시에 열심히인 누리에게 말실수를 해 친구를 슬프게 만들기도 했다.
사실 '초인시대'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포맷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아픔을 어느 정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면서도 또, '25살 넘어서까지 동정을 유지하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황당한 설정이 중심이 되기 때문. 강아지와 금붕어 등 동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이경이나 성욕이 차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초능력을 가진 창환 등 설정 자체에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런 황당하기 그지없는 설정에도 '초인시대'가 공감을 이끌어가는 부분은 바로 황당한 설정과 에피소드를 통해서 이 시대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B급 감성이지만, 또 이렇게 짠하게 다가올 수가 없다. 심지어 병재와 지은의 로맨스마저도 곳곳에 황당한 설정이 있긴 하지만, '마녀사냥' 사연에 나올법한 이야기가 전개됐다.
특히 졸업 후 학자금 문제나 등록금을 벌기 위한 일과 공부를 함께 하느라 "하루가 짧다"라고 말하는 누리, 취직을 하지 못해 집안에서 죄인이 된 창환 등의 모습도 꽤나 현실적이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병재가 취업 면접과 관련된 에피소드로 청춘들을 위로하고 세상에 일침을 가했듯, 그는 'SNL코리아'에서 그랬듯 이 당황스러운 설정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초인시대'는 'SNL코리아'의 코너 '극한직업'에서 찌질하지만 공감도 높은 상황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유병재가 극본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으며, 특유의 풍자 코미디를 통해 청춘들에게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음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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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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