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수식어는 '짐꾼', 별명은 '투덜이'다. 불평도 많고 따지기도 하지만, 또 한없이 자상하고 예의도 바르다. 이른바 '츤데레' 매력이 폭발하는 이서진이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이하 꽃할배)에서는 멤버들이 산토리니로 여행 장소를 옮겨 마지막 여정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세 '꽃할배'와 두 짐꾼 사이에서 유독 이서진의 매력이 폭발했다.
'꽃할배'의 공식 짐꾼인 이서진은 지난 2013년 첫 회에서 나영석 PD에게 속아 걸그룹이 아닌 H4 이순재와 신구, 박근형, 그리고 백일섭의 여행길에 짐꾼으로 함께하게 됐다. 당시 이서진이 몰래카메라에 100% 속으면서 공식 짐꾼의 임무를 처음 수행하게 됐을 때 그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그는 특유의 예의바르고 스마트한 모습으로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이후 대만과 스페인을 거쳐 그리스까지 할배들과 함께하게 된 이서진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완벽에 가까운 짐꾼의 모습이 됐다. 뛰어난 영어 실력은 물론, 할배들 취향을 100% 저격하는 서비스, 900km를 운전해도 끄떡없는 체력 등을 고루 갖췄다. 특히 요즘에는 여신 최지우와 '썸'을 타는 듯한 모습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그런 이서진에게서 찾을 수 있는 변함없는 매력은 바로 투덜이 캐릭터. 여타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보여줬듯 나 PD의 요구에 한 번씩은 삐딱한 모습을 보이는 그다.
그런데 바로 이런 모습에서 이서진의 매력을 찾는 팬들이 상당수다. 전형적인 츤데레 캐릭터라는 것. 이는 바로 이서진이 툴툴거리면서도 어떤 요구든 다 들어주기 때문이다. 강력한 바다바람에 머리가 헝클어진 그에게 프로그램 예고편 멘트를 따자는 제작진의 말에 그는 역시 "하필"이라고 말했지만, 큐 사인과 동시에 제작진이 원하는 멘트를 척척 소화했다. 또 최지우가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며 모델 포즈를 요구하자 민망해하면서도 그녀의 주문에 따르기도 했다. 이게 바로 시청자에게 통하는 이서진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꼽힌다.
더불어 최지우와 티격태격 짐꾼 로맨스를 그려가면서 유치한 '초등학생'의 장난기가 발동해 웃음을 줬다. 아름다운 바다색에 감탄한 최지우가 이서진을 불러 옆에 앉히면, 그는 꼭 수줍은 듯 웃으면서도 제작진이 아닌 자신이 그녀를 바다로 밀수도 있다는 듯 유치한 장난을 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최지우가 케이블카를 타자고 제안하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제작진은 꼭 '좋아하는 여학생 괴롭히는 초등학생 수준, 초딩' 등의 자막을 삽입하고 있는 것.
또 할배들은 물론, 신참 짐꾼이 최지우를 살뜰하게 챙기면서도 때로는 선배 짐꾼으로서 용돈에 대한 엄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돈 이야기만 나오면 두 사람의 '부부싸움'(?)이 시작돼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이다. 특히 두 짐꾼 모두 서로 싫지 않은 듯 이 오묘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산토리니에서는 이서진과 최지우가 밀착 멜로 화보를 연상케 하는 그림을 연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이서진의 분위기는 무거운 사람이었다. 사극에서의 모습이나 엘리트 캐릭터가 강한 인상을 줬기 때문에 그가 이토록 예능에 잘 어울릴 줄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영석 사단을 만나 누구보다 예능에 잘 어울리는 예능형 캐릭터를 잡게 된 이서진. 곧 짐꾼 일정을 마치고, 이번에는 농부로 변신할 그가 다시 한 번 중독성 강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꽃할배'는 황혼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배낭여행을 떠나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으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서진 최지우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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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