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는 것만으로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JTBC ‘크라임씬2’. 녹화 현장에 가보니 그런 분위기는 더욱 배가 됐다. 정말이지 말 한 마디 하기 미안할 정도로 녹화장은 ‘정막’ 그 자체였고 마치 영화를 보는 듯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녹화 전에는 카메라 동선과 소품 체크 등 40~50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윤현준 CP는 도그빌로 들어가 의자 위치까지 일일이 세심하게 체크했다. 녹화가 시작된 후에는 작가들을 비롯해 PD들과 윤현준 CP가 마치 수면 위에서는 평온한 듯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헤엄치는 오리처럼 쉴 틈 없이 논의가 이어졌다. 추리가 탄탄하게 전개되는 이유였다.
오는 13일 방송되는 녹화분은 지난달 30일 일산 빛마루 세트장에서 녹화가 진행됐다. 이날 OSEN이 방문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태프들과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
◆ ‘크라임씬2’ 녹화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크라임씬2’ 녹화는 대형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사방이 흑막 커튼으로 둘러 싸여 있었고 방송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어두웠다. 스태프들은 장비의 불빛이 새어 나올까 흑막 커튼을 내려 가렸다. 제대로 보이는 건 조명을 비춘 도그빌과 그 곳에 추리전쟁을 펼치는 여섯 멤버(박지윤, 홍진호, 장진, 장동민, 하니, 시우민)뿐이었다. 특히 브리핑을 할 때는 브리핑을 하는 장소에만 조명을 비추기 때문에 앞 사람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또한 ‘크라임씬2’는 360도로 촬영하기 때문에 흑막 커튼으로 불빛을 가리고 어두운 분위기를 만든다. 뿐만 아니라 보통 예능들과 달리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스태프들이 출연하면 안 되기 때문에 윤현준 CP를 비롯해 작가, PD들이 녹화하는 동안은 바닥에 앉아 녹화 상황을 지켜봤다.
◆ 방송은 1시간 30분, 녹화시간은 얼마나 될까
‘크라임씬2’ 녹화는 매주 목요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7~8시간 정도 진행된다. 오전 10시쯤 출연자들이 모여 자신이 맡은 롤에 맞는 분장을 하고 스태프들은 다시 한 번 단서가 되는 소품들과 세트장을 체크한다. 그런 후 보통 11시쯤 녹화를 시작한다.
이날은 조금 늦게 11시 45분 녹화가 시작됐다.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따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은 없다. 스태프들은 김밥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쉴 틈 없이 녹화를 진행한다. 녹화가 시작되자 도그빌 세트 내 사건현장을 제외한 모든 곳에 조명이 꺼지고 탐정이 나타났다. 이어 모든 용의자들이 들어오고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됐다.
녹화는 실제 추리하는 것처럼 빠르게 진행됐다. 탐정과 용의자들이 처음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는 건 2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바로 현장검증이 시작됐고 한 팀당 1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한 팀의 현장검증이 끝나면 바로 스태프들이 투입돼 흐트러져 있는 단서들을 빠르게 그러나 꼼꼼하게 정리했다. 처음 단서가 있었던 대로 둬야 하기 때문에 각 스태프가 자신이 맡은 방으로 가서 녹화 전 찍어뒀던 휴대폰 사진을 보고 단서 위치를 체크하고 또 체크했다. 이는 5~10분 정도 걸리고 또 다른 팀이 현장검증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윤현준 CP가 도그빌 전체를 돌면서 최종 점검했다.
이후 브리핑 및 1차 탐정 투표, 추가현장 검증, 추리의 완성, 범인공개까지 쭉쭉 이어지고 오후 8시쯤 돼서야 녹화가 마무리 됐다.
◆ 다섯 명의 용의자, 한 명의 탐정은 정말 녹화 내내 추리만 할까
정말 여섯 멤버들은 녹화 시간 내내 추리만 한다. 대기실도 멤버 당 하나의 방이 배정돼 녹화할 때나 대기실로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딱히 만날 시간이 없다. 녹화 중 현장검증도 팀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따로 만나 범인이 누구인지 얘기를 마음껏 나누지 못하는 환경이다.
그 때문인지 브리핑 등 다 함께 모였을 때 치열한 추리가 펼쳐진다. 각자 추리한 내용을 얘기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범인을 지목하는 과정을 듣다 보면 마치 싸우는 것 같이 분위기가 후끈했다. 윤현준 CP가 ‘이제 투표하러 갑시다’라는 말을 해야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다.
윤 CP는 “출연자들이 워낙에 재미있어 하고 열심히 하기 때문에 7~8시간 걸려도 지루해 하지 않는다. 그냥 두면 밤새 추리할 사람들이다. ‘이제 투표합시다’라고 해서 투표하러 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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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