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2일 10주년 특집 '무인도 2015'편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매력을 확실하게 되찾았다.
지난 10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왔지만, 무인도에 내던져진 멤버들의 모습은 조금도 변하지 않아 반가움을 더했다.
이날 방송에선 무인도에서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 공중에 매달린 코코넛을 따야 했고, 제작진이 놀리듯 던지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먹어야 했다.
3~40대 가장들이 소화하기 민망한 미션일법도 했으나, 이들은 여전히 아이스크림 한입에 크게 집착하며 옥신각신했다.
코코넛따기 미션은 멤버들의 여전한 저질 체력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밧줄을 타고 올라가서 코코넛을 따야하는데 유재석만 이를 유일하게 성공했다. 하하는 "유재석은 이제 우리랑 놀 그레이드가 아니다"며 놀라워했지만 무섭다고 화를 내는 유재석의 모습은 여전히 '무한도전' 스러웠다.
이어 먹물을 뒤집어 쓰고 서로가 인간 사다리가 돼서 의미없는 고생을 하는 모습 역시 '무한도전' 다웠다.
10년 전 바나나 하나를 먼저 먹겠다고 서로 죽일 듯 싸웠던 멤버들은 홍시와 아이스크림 앞에 또 한번 흔들렸다. 공중에서 던져주는 홍시와 아이스크림을 서로 자기 입에 넣기 위해 밀고 또 미는 육탄전이 벌어진 것. 키가 큰 정준하가 아이스크림을 독차지 하자 정준하를 빼고 하자는 의견까지 이어졌다.
유재석의 얼굴에 묻은 크림을 핥기 위해 정형돈, 하하 등이 혀를 내미는 모습 역시 '무한도전'이라 가능한 그림이었다.
이어진 미션은 라면을 끓이기 위한 도구를 하나씩 골라서 나오는 과정이었다. 먼저 라면을 골라서 나온 박명수는 "라면을 숨겨놔야겠다"며 이기심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고생 끝에 라면을 다 끓이고도 유재석이 돌아오지 않자 "재석이는 안먹고 싶은가보다"라고 말하는 멤버들의 모습 역시 그랬다. 라면은 '의리 게임'으로 먹었다. 한명씩 돌아가며 양심껏 먹어놓고, 의외로 많이 남겼다고 감동 받는 듯 했지만 라면이 얼마 남지 않자 다시 싸움으로 번지며 언성이 높아졌다.
그래도 팀워크가 좋았다. 이들은 무인도에서 탈출하기 위해 함께 뗏목을 만들고 차가운 바다를 헤쳐 나가려 노력했다. 거센 파도에 배는 놓쳤지만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은 역시 '무한도전' 답게 훈훈했다.
김태호 PD는 "사실 방금은 만조때라 뗏목으로 나갈 수 없었다. 불가능한 도전이었지만, 오랜만에 무모한 도전을 보고 싶었다"며 무인도 탈출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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