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열광의 160분"…폴 매카트니, 첫 내한공연 4만5천 '열광'[종합]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5.02 22: 21

전설의 무게감은 역시 달랐다. 쉬지 않고 160을 내리 열창해도 지치지도 않고 더 뜨거워졌다. 팝의 전설 폴 매카트니의 빗속 열창은 국내 관객들에게 강한 첫인상을 남겼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 넘치는 전설의 모습에 최상의 에너지를 전달받았다.
폴 매카트니는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첫 번째 내한공연 '아웃 데어(OUT THERE)'를 개최, 4만 5000여 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이날 공연은 빗속에서 진행됐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우비를 꺼내 입고 공연에 열중했다. 시작부터 뜨거웠던 열기는 촉촉한 봄비가 내려도 꺼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전설의 첫 번째 내한인 만큼 관객들도 공연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두 손을 모으고 몰입했다.

흔히 말하는 '떼창'은 거의 없었다. 오로지 폴 매카트니의 연주와 노래만 잠실벌을 가득 채웠다.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2시간 40분 동안 논스톱 공연을 이어갔다. 전설의 열정에 홀딱 반할법한 공연이었다. 그를 왜 전설이라고 부르는지 깨닫게 되는 공연이었다.
이날 폴 매카트니는 공연 중간 중간 "대박. 고마워요" 등의 한국말로 빗속의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오프닝 무대를 마친 후 "안녕하세요 서울. 한국 와서 좋아요. 한국말을 해보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후 빗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더 큰 함성을 보내고 있는 관객들을 향해서 "유 아 투 굿. 투 그레이트. 판타스틱!(You are too good. too great. Fantastic!)"이라고 감탄하는가 하면, "대박"이라고 한국말로 인사한 후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그럴수록 관객들이 박수와 함성은 더욱 뜨거워졌다.
이번 공연에서 폴 매카트니는 160여 분 동안 '에이트 데이즈 어 위크(Eight days a week)', '세이브 어스(Save Us)'를 시작으로 '제트(JET)', '올 투게더 나우(All together now), '러블리 리타(Lovely Rita)', '헤이 쥬드(Hey Jude)',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 Di Obla Da)', '예스터데이(Yesterday)', '렛 잇 비(Let it be)', '하이 하이 하이(Hi hi hi)', '호프 포 더 퓨처(Hope For The Future)', '히어 투데이(Here Today)', '섬싱(Something)' 등 37곡을 소화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연주와 노래를 함께 함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공연이 쉬는 타임도 없이 논스톱으로 진행됐기 때문. 폴 매카트니의 저력을 입증하는 시간이었다.
세계적인 히트곡과 함께 비틀즈 멤버 존 레논에게는 '히어 투데이', 조지 해리슨에게는 '섬싱'을 헌정했다.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부를 때는 관객들에게 한국말로 "함께해요"를 외쳤고, '헤이 쥬드'는 직접 지휘하에 남녀 따로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하는 등 관객들과 공연을 만들어갔다.
비틀즈의 초창기부터 말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즐거움을 줬다. '렛 잇 비' 무대는 장관 그 자체였다. 피아노 앞에 앉은 폴 매카트니는 열창했고, 관객들은 노래가 시작되자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해 아름다운 은빛 물결로 주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그는 감동한 듯 두 엄지를 치켜들었고, 마음에 새기겠다는 의미로 왼쪽 가슴을 쳤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화려한 폭죽이 공연장 높이 쏘아 올려져 관객들의 열광적인 함성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폴 매카트니는 한국 관객을 섬세하게 배려한 모습이었다. 첫 인사부터 공연 중간 중간 한국말을 섞어서 곡을 소개했고, 간단한 인사는 한국말로 했다. 더불어 그의 멘트 중 중요한 부분은 스크린에 번역해 띄우기도 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에 즐거운 듯 크게 미소 짓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땡큐 에브리바디. 서울"을 입에 달고 있기도 했다. 언제 다시 직접 볼 수 있을지 모르는 그의 첫 번째 내한공연에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 모두 들뜬 모습이었고, 보물 같은 160분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폴 매카트니는 당초 지난해 5월 첫 번째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바이러스성 염증에 따른 건강 악화로 내한공연을 취소했다.  당시 그는 "첫 한국 방문과 공연을 기다렸는데 한국 팬들을 실망시켜 매우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 공연을 성사시키겠다"는 메시지를 전해오기도 했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즈 시절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대중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폴 매카트니는 존 레논과 함께 '예스터데이', '렛잇비', '헤이 쥬두', '더 롱 앤 와인딩 로드' 등 비틀즈의 대표곡들을 만들며, 전 세계적인 비틀즈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비틀즈 해체 이후, 1970년대에는 린다 이스트먼과 함께 한 그룹 윙스로, 1980년대 이후에는 솔로 뮤지션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다양한 음악적 도전을 펼쳐왔다. 그는 일렉트로닉과 재즈 스탠다드 커버 앨범을 발표하고 클래식 작곡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시켜 왔다.
폴 매카트니의 공연 역시 언제나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폴 매카트니는 지난 10년간 로마 콜로세움 광장과 모스크바 붉은광장을 비롯해 영국 버킹검 궁전과 미국 백악관 등 기념비적인 장소에서 공연을 펼쳐왔으며, 멕시코에서 열린 무료 공연에는 40만 명 이상의 관객들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폴 매카트니는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아웃 데어' 월드투어 역시 계속해서 매진시키는 등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변치 않은 가창력과 연주 실력을 보여주며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의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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