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음식에 집어넣었을 뿐인데 매력적이다. 요리 연구가이자 한국 외식업계의 강자 백종원이 설탕에 대한 네티즌의 놀림에 발끈하는 귀여운 ‘백무룩’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개그맨 뺨치는 네티즌의 장난에 진지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멋있을 줄은 몰랐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파일럿 방송에 이어 백종원의 매력에 풍덩 빠지는 시간이 됐다. 정규 두 번째 방송인 이날 역시도 백종원의 폭풍 수다 속 요리 교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빼앗았다. 요리를 잘 하는 남자가 대세라는데, 여기에 인간적인 매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전형적으로 잘생긴 외모가 아닌데도 멋있게 다가왔다.
맛있는 음식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이미 유명하다. 음식에 거침 없이 설탕 폭탄을 투하하는 백종원. 이를 놀려대는 네티즌과 귀여운 설전을 벌였다. 과거 게임에 푹 빠져 지냈던 탓에 빠르게 움직이는 인터넷 채팅방을 잘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빠르고 재밌는 소통이었다. 여기에 개그 감각 뛰어난 네티즌의 작정하고 벌이는 놀림에 백종원이 발끈하거나 변명을 늘려놓는 대화 방식이 참 웃겼다. 요리 논리 빼고 뭔가 억지스럽고 허당에 가까운 대화법이 허점이 보였기 때문.
그는 설탕을 넣을 때마다 민망해 했다. 죄 짓는 게 아니라면서 목소리를 낮췄다. “내가 설탕을 많이 넣는다고 소문이 났다. 그래서 적게 넣으려고 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설탕 폭탄을 투하해 웃음을 안겼다. 네티즌의 설탕 대량 투하에 대한 일침에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뭔가 삐친 듯 입술이 쭉 나오는 아저씨의 모습이 귀여울 줄이야. 제작진은 이런 백종원의 즉각적인 귀여운 반응에 시무룩하다는 의미에서 ‘백무룩’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자신의 요리 비결을 많이 알려주겠다는 열린 마음가짐 속에 백종원은 이날 레몬 모히토, 양념비빔장, 콩 없는 콩국수, 칼로리 폭탄 토스트 등을 만들어 소개했다.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백종원의 모습은 한 없이 멋있게 느껴졌다. 암전 공격을 당한 후에도 말을 할 수 있으니 됐다면서 긍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잠시 방에 놀러온 초아와 예정화에게 장난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친근한 매력을 뽐냈다.
덕분에 그의 인터넷 방송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자랑한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파일럿 방송부터 스타들의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던 것은 백종원이라는 남자의 재발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의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백종원 방송이 최적화돼서 보여줬기 때문. 요리를 잘하는 남자가 실수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 네티즌과 말씨름을 하면서 요리를 가르치는 과정 자체가 참 즐겁게 다가온다.
이 프로그램이 토요일 예능프로그램 신흥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 일단 웃긴 구석이 많아 보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성원을 받고 있다.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성 역시 높다. 이날 백종원은 파일럿 방송에 이어 정규 방송 첫 번째 대결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왕중왕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제작진은 백종원에게 우승 벨트를 선물했다.
한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인터넷 방송 대결을 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담는 구성. 김구라, 백종원, 초아, 강균성, 예정화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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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