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반전이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가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했다.
3일 방송된 MBC 미스터리 음악쇼 '일밤-복면가왕'(연출 민철기, 노시용, 이하 복면가왕)에서는 베일에 쌓여진 인물 황금락카 두통썼네에 맞서 복면가수들이 3대 가왕자리를 놓고 토너먼트 경연을 펼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날 방송의 주인공은 단연 가희라고 할 만 하다. 복면을 벗고 가희의 실체가 드러나자 스튜디오는 발칵 뒤집어졌다. '가희의 목소리가 이랬다니'란 생각이 보는 이들의 뒷통수를 쳤다.
청아한 음색, 과하지 않은 깔끔한 스킬, 안정된 라이브의 소유자 야옹이의 정체를 맞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판정단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늘씬한 몸매를 뽐내는 그를 두고 판정단은 모델 '장윤주', '김나영' 등을 거론했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것은 분명해보이는데, 여기서부터가 함정이었다. 가면을 써도 가려지지 않는 뛰어난 외모는 목소리 만큼 빛이 났기에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것이었다.
드디어 복면을 벗자 실체가 드러났다. 가희였다. 이날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락의 무대에서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없다"란 말을 남긴 가희는 인터뷰에서 퍼포먼스 그룹의 리더이자 백댄서 출신으로 목소리로 승부수를 띄우는 가수를 향한 열망이 묻어나왔다. 그는 "음, 가희 이러면 춤 밖에 없지 않나? 편견 없이 내 노래를 들어줄 것 같았다"라며 이 곳에 나온 이유를 들려줬다.
댄스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이 사실. 가희는 "대부분 내 목소리는 모를 것이다. '가희가 노래도 할 줄 아네?'란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간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반응 역시 뜨거웠다. "가희라니 세상에", "가희 목소리가 이렇게 맑았구나", "목소리가 이렇게 예뻤나", "기교 없이 깔끔한 목소리 진짜 좋다", "노래 잘하는 줄 전혀 몰랐다", "노력 정말 많이 한 듯", "기분좋은 반전", "진짜 다시봤다" 등의 긍정적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비록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이날 그가 복면을 벗지 않았다면 방송 자체의 재미가 덜했을 것이다. 가희가 춤을 잘 못췄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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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