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교진의 분노 유발 연기가 시선을 잡아끈다.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여자를 조종하는 그의 비열한 웃음이 시청자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는 덕인(김정은 분)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진희(한이서 분) 가족들 앞에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는 경철(인교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경철은 진희와 함께 덕인을 찾아가 이혼해달라고 말했다. 경철은 진희가 덕인 앞에 무릎을 꿇자, 덕인을 비난하면서 돈봉투를 건네 그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경철은 이혼해주지 않겠다는 덕인의 행동에 자신이 정을 줄 수 없던 이유를 돌리는 비겁한 모습으로 덕인을 무너지게 했다.
또 경철은 사랑하는 여자인 진희의 가족 앞에서도 아내를 버린 자신을 비난하는 태환(이순재 분)에게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며 뒤돌아서는 안하무인 행동으로 모두를 기함하게 했다. 경철의 오만한 모습은 진희가 그에게 목을 메는 이유로 작용하면서 가족들의 혀를 차게 했다.
이처럼 경철은 자신이 사회에 자리를 잡게 도움을 준 덕인을 철저히 무시하거나, 유부남인 자신을 사랑해 인생에서 큰 위기를 겪는 진희에게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졸렬한 모습을 보이는 등 극의 주요 갈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경철을 연기하는 인교진은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경철의 불안한 심경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어 몰입도를 높인다.
인교진은 “난 이기적인 놈이라 사랑도 신세 고달프면 못 참는다”고 화를 내며 진희를 애타게 하거나, 자신을 붙잡는 진우(송창의 분)에게도 “더 할말이 없다”고 자존심을 세우는 열등감으로 인한 그릇된 분노를 시청자에 친절하게 설명하며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교진은 큰소리를 떵떵 치면서도 흔들리는 눈빛과 경직된 표정으로 경철이 숨기고 싶어 하는 불안한 속내를 엿보게 한다.
두 여자의 마음을 이용해 원하는 걸 얻어내려는 인교진의 비열한 모습은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하는 중. 나쁜 남자 인교진이 쌓아올리는 경철의 악행이 또 어떻게 그려지며 시청자의 분노게이지를 상승시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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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울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