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무소유 여행이 제작진과 멤버들의 갈등 속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은 멤버들이 가져온 짐을 걸고 게임을 진행했는데, 짐이 빠진 자리에 흘러넘친 웃음이 주말 저녁 안방극장을 풍성하게 채웠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충청남도 호도로 ‘무소유 여행’을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멤버들은 원하는 짐을 모두 가져와도 된다는 제작진의 말에 따라 모두 커다란 짐가방을 하나씩 들고 와서 자신의 짐을 사수하기 위한 게임을 시작했다.
욕심을 버린다는 것이 가능할까. 또 이 욕심을 버리는 모습을 예능으로 풀어낸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짐을 지키려는 멤버들과 짐을 덜어내려는 제작진의 치열한 대결은 각 멤버들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녹여내며 이들의 잔머리를 100% 가동시켜 빈틈없는 웃음망을 발휘했다.
이날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기 전 맏형 김주혁은 제작진의 무소유 여행 의도에 공감하면서 “가질수록 불행한 건 맞다. 나이 들어보니까 그렇다”며 “처음 개런티 받았을 때 6만원이었다. 그런데 그때가 행복했다”고 말하며 중심을 잡았다. 이에 김종민은 “그럼 그때로 돌아가면 안돼요?”라고 깐족댔고, 김주혁은 “정신 차리고”라고 정색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 이들은 소형 승합차에 한데 엉켜 짐을 사수하기 바쁜 모습으로 인간 테트리스를 연출하거나, 짐을 뺏기기 전에 각종 음식을 배에 집어넣고, 짐을 덜어내야 할 때는 옷과 음식 사이에서 고민하며 확연히 갈리는 멤버 간의 캐릭터를 보여줘 시선을 끌었다. 또 베테랑 배우 김주혁이 명언 전달 릴레이 게임에서 뒤돌아서면 명언을 잊어버리는 반전 모습, 김종민과 데프콘의 엉터리 명언 제조, 김준호가 굴러다니는 돌이나 풀에 붙인 그럴싸한 이름, 배꼽에 물빼기 게임에서 제작진을 엮은 멤버들의 생떼 등은 큰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은 지극히 심오한 철학적인 주제도 영리하게 웃음과 엮은 제작진의 고민이 또 한 번 빛을 발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멤버들 또한 치열한 게임 후 자비 없는 제작진에게 가져온 짐의 반 이상을 빼앗기고도 아직은 괜찮다고 말하며 평온한 표정을 지어 이들의 무소유 여행 마지막에는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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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