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줄리엔강 하면 건장한 신체부터 떠오른다. 그동안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남성적인 매력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58cm에 달하는 어깨 덕분에 '어깨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2' 이후에는 '순둥이강'란 별명이 추가될 듯하다. 무에타이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와 대비를 이루는 어리바리한 면모와 애처로운 눈빛 덕분이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2'에서는 해군 특수부대인 SSU(해난구조대)가 되기 위해 해군교육사령부에 입대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줄리엔강은 배우 한상진과 함께 추가 멤버로 합류했다. 첫 등장에서부터 지각을 한 그는 엄격한 소대장의 숱한 지적을 받았다. 그때마다 당황해 하는 줄리엔강의 모습은 웃음을 안겼다.
줄리엔강에게 군대문화는 낯설었다. 긴장한 나머지 "최선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말하거나, 악수를 할 때 손을 흔들지 말라는 소대장의 지시를 깜빡했다. 관등성명을 대는 일도, 해군 가이드북을 외우는 것도 그에겐 쉽지 않았다. 줄리엔강이 말을 더듬을 때마다 소대장의 불호령이 떨어졌고, 줄리엔강은 움찔움찔했다.
동료들에 비해 꼭 한 박자씩 늦었다. 소대장이 지각생을 소환하자 눈치껏 행동하는 한상진과 달리 줄리엔강은 뒤늦게 움직였다. 결국 얼차려를 받았다. 훈련복을 갈아입으라는 지시에도 내의를 입는지 마는지를 두고 헤맸다. 덕분에 이마에서 땀이 마를 새가 없었다. 겨드랑이 사정도 비슷해 자막으로 ‘겨터파크’란 놀림을 받았다.
인상적인 것은 그의 태도였다. '블랙리스트 1호' 줄리엔강은 소대장의 잦은 지적에 기가 죽었다. 191cm라는 큰 키와 건장한 체격을 지녔지만, 소대장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됐다. '반전 매력'이었다. 혼날 때마다 혼란스러운 듯 주눅이 든 눈빛이 모성애를 자극했다. 소대장이 떠나고 동료들만 곁에 있자 "부소대장은 왜 이렇게 화났어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줄리엔강은 지난해 9월 이른바 '의자 사건'으로 주목 받았고, 이후 솔직히 털어놓고 사과하는 모습으로 대중들의 호감을 샀다. '진짜 사나이2'는 줄리엔강의 인간적인 면모에 귀여운 매력을 더해줄 기회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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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2'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