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는 앞서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후 크게 호응을 받고 정규 편성된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일반인들의 고민과 사연을 듣고 해결해주는 콘셉트의 방송은 이미 충분히 많다. 하지만 정확히 '톡투유'가 전면에 내세웠던 것은 누군가의 고민을 해결해보자가 아닌, 단지 그 고민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데 의의를 뒀다는 점에서 타 프로그램과 차별선을 그었다. 결국 이 방송의 메인 키워드는 결국 '소통'과 '공감'인 셈.
한 마디로 "어설픈 위로보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할 때 진정한 공감을 얻고 치유가 될 것"이라는 프로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무려 6년 만에 단독 MC로서 마이크를 잡았다는 김제동은 그야말로 물 흐르듯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진행을 보여줬고, 단순히 독자적인 진행이 아닌 패널과 게스트는 물론, 객석의 관객들까지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런 자세를 견지했다.
이는 어쩌면 당연했다. 사실상 '톡투유'는 그동안 김제동이 '토크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전회전석 매진기록을 이어가며 시즌6까지 성공시켰던 공연의 방송 버전이기 때문. 앞서 김제동이 이끌었던 '토크콘서트'는 총 231회 공연, 누적관객 24만 9천명이라는 기록을 보유중인 만큼 이른 방송화한 '톡투유'는 입증된 포맷이었던 것.
첫 회 주제를 '폭력'으로 선정한 김제동은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물리적, 정신적 폭력들에 대해 관객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으며, 시종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입담으로 '역시 김제동'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단순히 억지스러운 힐링을 강조하기 보다는 '나도 그건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식의 소통형 진행은 이런 콘셉트와 한데 어우러져 하나가 됐다.
취준생을 향한 면접에서의 무자비한 언어 폭력,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산모, 보육교사를 향한 불평 가득한 최근의 시선 등 다양한 주제들이 쏟아졌고 모두가 하나돼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했다.
스타강사 최진기, 뇌과학자 정재승, 그리고 가수 요조가 고정패널로 나서 MC인 김제동을 보조했다. 이들 역시도 자신들의 인문학·자연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사연들을 첨삭했지만 정답을 제시하고 결론짓는 게 아닌 서로 의견을 나누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특히 요조의 경우엔 궁금증을 드러내거나, 자기 일처럼 분노하며 '삐'처리 되는 욕설을 쏟아내는 등 누구보다 더 관객에 가까이 다가서는 패널의 모습을 보여줬다. 중간중간 들려주는 따스한 가사의 노래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쌌다.
'당신의 이야기가 대본이 된다'는 카피를 내세운 '톡투유'의 첫 발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예능인지, 교양인지 애매모호한 경계선을 고민하기 보다는 그저 1시간 여의 방송에 온전히 몰입해 각박한 현실에서 상처입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머릿 속을 가득채운 고민들을 털어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45분 '톡투유'를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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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