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아이돌이 유독 수혜를 입는 이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5.04 08: 06

  MBC 미스터리 음악쇼 '일밤-복면가왕'(연출 민철기, 노시용, 이하 복면가왕)은 유독 아이돌이 수혜를 입는 방송이 될 듯 하다.
3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는 베일에 쌓여진 인물 황금락카 두통썼네에 맞서 복면가수들이 3대 가왕자리를 놓고 토너먼트 경연을 펼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날 방송의 주인공은 단연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라고 할 만 하다. 청아한 음색, 과하지 않은 깔끔한 스킬, 안정된 라이브의 소유자 야옹이의 정체를 맞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판정단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복면을 벗고 가희의 실체가 드러나자 스튜디오는 발칵 뒤집어졌다. '가희의 목소리가 이랬다니'란 생각이 보는 이들의 뒷통수를 쳤다. 하지만 기분 좋은 반전이었다.

비록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이날 그가 복면을 벗지 않았다면 방송 자체의 재미가 덜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가 이런 짜릿함에 있다. MBC '나는 가수다'의 키워드가 발견이었다면, '복면가왕'은 반전이다. 즉 '편견'을 벗으니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들릴 지 몰라도 이 프로그램 자체가 편견에 재미의 기반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 '복면가왕'은 댄스형 아이돌(혹은 젊은 댄스가수)이 가장 큰 재미의 근간이자 수혜자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돌은 인기 만큼 편견이 많은 가수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창조됐다기 보다는 '만들어졌다'는 이미지가 강한 댄스형 아이돌은 실제로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실력을 쌓은 경우라 하더라도 일단 편견에 휩싸이기 쉽다. 연기를 하는 아이돌에게 이 아이돌이라는 것이 '꼬리표'라고 불리듯이, 가수들에게도 '아이돌'이란 수식어가 붙여질 때면 보컬보다는 퍼포먼스에 집중하게 된다.
실제로 아이돌들은 목소리만큼 외모가 빛이 나는 경우가 많다. 가희 역시 복면을 써도 아름다운 외모를 숨길 수 없었는데, 이것이 함정이 돼 몇몇 모델을 이름이 거론됐다. 가면을 써도 가려지지 않는 뛰어난 외모는 목소리 만큼 빛이 났기에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것이었다.
탈락의 무대에서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없다"란 말을 남긴 가희는 인터뷰에서 퍼포먼스 그룹의 리더이자 백댄서 출신으로 목소리로 승부수를 띄우는 가수를 향한 열망이 묻어나왔다. 그는 "음, 가희 이러면 춤 밖에 없지 않나? 편견 없이 내 노래를 들어줄 것 같았다"라며 이 곳에 나온 이유를 들려줬다.
댄스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이 사실. 가희는 "대부분 내 목소리는 모를 것이다. '가희가 노래도 할 줄 아네?'란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간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EXID 솔지, B1A4 산들은 앞서 가희에 앞서 복면을 벗은 수혜자가 됐고, 댄스형 가수인 지나는 자신의 목소리를 선배 백지영이 알아줬다는 것만으로도 감격해 펑펑 눈물을 흘렸다. 베일에 쌓인 황금락카 역시 분위기상 아이돌일 거라는 추측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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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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