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인구가 줄어든다. 전세계 공통의 고민이 아니라 유독 대한민국 안에서 심화되는 문제다.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 나아 잘 살자'던 가족계획은 이미 옛말. 아이 하나 낳기도 꺼려하는 젊은 세대들이 계속 늘면서 인구수 감소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뒤늦게 정부의 출산 대책들이 쏟아지지만 어디까지나 탁상공론이고 사후 약방문이며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수준이다. 정작 애를 낳아야될 부부들에게 고무적이고 자극을 주는 방안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그래도 다행인 사실 한 가지. 요즘 TV 예능을 육아 프로들이 장악하면서 '아기 낳아 기르는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그 육아 프로의 중심에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우뚝 섰다. 천진한 동심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과 그를 바라보는 아빠 엄마의 흐뭇한 얼굴에서 누구나 한 번쯤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게 바로 인구수 줄어드는 대한민국의 출산율 높이기 1호 대책 아닐까 싶을 정도다.
3일 오후 방송에서는 출연 가족들의 즐거운 여행길을 다룬 ‘기억할 수 없다고 해도’ 편이 전파를 탔다. 외동딸 두 명과 쌍둥이, 삼둥이 등 모두 7명의 아이들이 각자 부모들을 따라 제주도로 2박3일 추억 쌓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휘재와 쌍둥이 서언 서준, 추성훈과 딸 사랑, 송일국과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 엄태웅과 딸 지온 등은 함께 제주도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시청자들에게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의 묘미를 한껏 선사했다.
이날 이휘재는 직접 바다에 들어가 아이들에게 줄 문어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바다에서 문어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홍해삼만 잡은 이휘재는 “너무 춥다”며 결국 밖으로 나왔다. 이후 이휘재와 함께 물에 들어갔던 사장은 문어를 잡아 이휘재에 건넸고, 이에 이휘재는 싱싱한 문어로 아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었다.
이휘재가 바다에 들어가 있을 동안 아이들과 놀아주던 엄태웅은 서언이와 서준이, 지온이를 돌보며 든든한 삼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냈다. 또한 엄태웅과 이휘재는 애주가로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해물 라면을 먹으며 소주 생각에 입맛을 다신 것. 이들은 서로의 주량을 물으며 술자리를 약속했다.
삼둥이와 사랑이는 은갈치 구이를 먹었다. 특히 대한 민국 만세의 키만한 거대한 갈치에 아이들은 모두 신이 났다. 대한이는 “대한이보다 더 크다”고 말했고 만세는 “아빠보다 더 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사랑이는 송일국의 ‘이놈’을 따라하는 깜찍한 개인기로 송일국에게서 딸바보 미소를 피어오르게 해 훈훈함을 안겼다.
하루종일 신나게 논 아이들. 특히 아빠들은 밤에 숙소에 모이자 기진맥진했지만, 아이들은 밤이 늦도록 잠들지 않아 아빠들을 더 힘들게 하기도 했다. 잠이 들었던 민국이는 밤10시가 넘어 잠에서 깨서 “옷이 없어졌어요”라고 말해 아빠들을 황당하게 했다. 추성훈은 옷을 벗고 돌아다니는 민국이에게 “야, 너 진짜 크다. 씨름 선수 같다”고 말했고 이휘재는 “너 내일 학교 들어가도 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날 아침, 이휘재는 서언이를 등에 태우고 말타기 놀이를 하다가, 송일국이 자신 때문에 대한 민국 만세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사과하거나, 식사 준비를 척척 나눠하는 모습 등 어느새 ‘슈퍼맨’ 한지붕 가족이 된 모습으로 흐뭇함을 안겼다. 다소 어색한 모습도 언뜻 비쳤던 아빠들은 이제 자연스러운 농담도 술술 건네는 모습으로, 아이들이 친해지는 만큼 아빠들의 관계 변화에서 오는 볼거리도 시선을 끌었다.
jykwon@osen.co.kr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