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화정' 치승원, 괴물 신하에 물든 슬픈 괴물왕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5.05 07: 01

괴물 신하 옆에 있으면 결국 왕도 괴물이 되는 걸까. 자신이 점점 괴물이 되어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괴물이 될 수 밖에 없는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 광해(차승원)가 결국 괴물이 되었다. 그리고 차승원은 광해의 그런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결국 시청자들은 광해를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4일 방송된 MBC 월화극 ‘화정’에서는 광해가 자신이 총애했던 덕형(이성민)을 죽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덕형은 선조(박영규)가 독살됐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결국 그 배후에는 광해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덕형을 찾아왔던 광해는 덕형이 그 동안 조사한 자료를 보게 되고 선조가 독살됐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덕형에게 혹시 자신을 의심하냐고 묻고, 덕형은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이에 충격을 받은 광해는 궁으로 돌아와 자신의 수하 개시(김여진)를 찾는다. 개시의 팔에는 독을 다룬 자에게 나타나는 상처가 있다.

개시는 당신을 위해 그랬노라며 “용상은 하나이고, 그냥 두면 전하가 죽을 지도 모르는데, 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개시는 “나도, 이첨(정웅인)도 자결하겠다. 전하는 덕형을 죽여야 한다. 그래야 이 사건의 진실이 덮힌다”고 충고한다.
개시의 말에 흔들리는 광해는 덕형을 불러 회유한다. 내 옆에서 힘이 돼주면 살려주겠다고 한 것. 하지만 덕형은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벅을 가리지 않는 것은 야만”이라고 광해를 비난하고, 광해는 “정도로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이상이다. 나를 해하려는 자들이 불의를 저지르고 있는데, 나는 더 큰 불의가 되어서라도 이 자리를 지키고 내 나라를 지킬 것이다”고 자신을 합리화 했다.
이후 광해는 개시와 덕형을 불러 덕형을 죽이라 명하고 “나는 인간이 아닌 왕이 되겠다. 너희와 손을 잡겠다”고 자신의 다짐을 밝혔다.
그동안 개시는 광해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영창과 정명을 죽이고, 인목을 뒷방에 앉혔다. 광해는 뒤늦게 개시의 행동들을 알고 분노했고, 슬퍼했지만 결국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을 깨닫고 암묵적으로 침묵했다.
하지만 이제 광해는 자신이 직접 나서 자신 앞을 막는 사람을 해치기 시작했다. 슬퍼하던, 괴로워하던 인간적인 모습도 점점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섬뜩한 표정으로 살인을 명하던 개시의 표정이 점점 광해의 표정이 돼가고 있었다. 결국 광해는 개시가 원한 선택을 했다. 앞으로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의 오싹한 선택을 보게 될까. 광기로 치닫는 그의 선택들을 보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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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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