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받아내야 할까. 그 정도는 쿨하게 넘겨줘야 할까.
지난 4일 TMZ의 '깐족거리는' 보도와 관련,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EXID가 TMZ로부터 사과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어찌됐든 자신의 나라를 찾은 외국인의 억양을 놀리는 태도 등에는 문제가 있다는 데에 이견이 없는데다, 엠버, 택연, 박준형 등 미국 생활을 해온 연예인들이 불쾌함을 토로하고 있어 TMZ가 지나쳤다는 쪽으로 공론이 형성되고 있는 중. 만약 국내 매체였다면, 일찌감치 공식사과를 하고도 남았을 일기도 하다.
그러나 상대가 해외 매체, 그것도 자극적인 보도를 계속 해온 TMZ다. 현실적으론 이번 일이 그야말로 '해프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EXID 측은 주최측에 항의의 뜻을 전했지만, 이는 TMZ에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TMZ가 주최 측인 한인회의 요청을 받아 EXID를 취재한 것도 아니기 때문. 다음에 비슷한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는 하겠지만, 팬들 사이에 섞여서 취재에 나서는 방식을 모두 저지하기도 어렵다.
국내 여론이 매우 악화돼 TMZ에 타격을 준다면, 이번 일이 사과로 마무리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 역시 적다.
오히려 TMZ는 이번 일의 최고 수혜자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EXID 측 내부에서도 '고소한다', '안한다' 등 의견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TMZ의 영상과 공식사이트가 크게 화제를 모았고 이는 고스란히 TMZ의 인지도 상승과 사이트 뷰 폭증으로 나타났다. TMZ는 5일 현재에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 중이다.
EXID 측은 더 이상의 공식 대응은 없을 거라는 전망. 명백한 비하냐, 유머냐에 대한 의견도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가수가 직접 나서서 해외매체를 상대로 액션을 취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긴 하다.
네티즌이 더욱 조직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을진 가능성은 낮지만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가지 확실한 건 꽤 많은 한국 사람들이 TMZ가 얼마나 자극적인 가십을 만들어내는 매체인지 알게 된, 끝내주는 홍보효과. 현재로선, 명백한 TMZ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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