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근우였다. 실수를 잊지 않고 나머지 훈련으로 독하게 매달린 결과 만루홈런과 호수비로 펄펄 날았다.
정근우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홈경기에 2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5회 승부를 가르는 결승 만루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 경기 실수를 바로 만회하며 클래스를 과시했다.
정근우는 1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선발 정대현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고, 3회 두 번째 타석도 우전 안타를 때리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할6푼7리의 타자답지 않았다.

이어 8-8 동점으로 맞선 5회 2사 만루 찬스에서 기어이 결정타를 쏘아 올렸다. kt 좌완 이창재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1km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높게 떠오른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만루포가 됐다.
시즌 2호 홈런을 결정적 순간 터뜨린 정근우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다.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7회 마지막 타석도 좌전 안타를 친 정근우는 시즌 첫 4안타로 대폭발했다. 시즌 타율도 1할6푼7리에서 단숨에 2할5푼7리까지 단번에 크게 치솟았다.
타격뿐만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3회 김민혁의 우측으로 빠지는 타구에 몸을 날렸다. 다이빙으로 원바운드 캐치한 뒤 곧바로 1루 송구 아웃시켰다. 정근우다운 수비로 지난 경기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만회했다. 비로소 공수에서 '악마' 정근우로 돌아왔다.
턱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정근우는 겨우내 훈련량 부족으로 예전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1회 2루 베이스커버에서 유격수 강경학의 토스를 받지 못해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하며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타격에서도 2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치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를 그라운드에 불러 지옥의 펑고를 쳤다. 약 40분 정도 좌우로 몸을 던지며 펑고를 받느라 녹초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서 특타까지 소화하며 밤 8시까지 남아 훈련을 거듭했다. "나 때문에 팀이 졌다. 이렇게 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정근우의 말이었다. 스스로 분에 찬 모습이었다.
경기 후 정근우는 "만루홈런으로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복귀 이후 초반에 안 좋았는데 특타 훈련으로 감을 찾았다.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에서 경기를 마친 직후 김성근 감독에게 펑고 훈련을 받은 뒤 자진해서 특타까지 소화했다. 월요일(4일) 쉬는 날에도 특타를 할 정도로 강한 각오를 보였다. 속죄의 만루홈런과 함께 한화의 역전승을 이끈 정근우, 최고 2루수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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