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백야’ 박하나와 강은탁이 자살 소동까지 끝마치고 눈물의 재회를 했다. 험난했던 강은탁 가족의 반대도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두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찾기까지 또 장애물이 있는 것은 아닌지 어쩐지 불안하다. 이 드라마는 ‘막장 대모’ 임성한 작가가 집필 중이고, 종영까지 아직 8회나 남았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 141회는 장화엄(강은탁 분)과 백야(박하나 분)가 재회한 후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백야는 화엄 가족의 거센 반대에 자살로 위장을 하고 잠적했다. 이후 화엄이 자신이 죽었다는 충격에 자살 시도를 하자 화엄의 곁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고결한 ‘사랑쯤’ 됐다.
백야를 그토록 반대했던 화엄의 어머니 문정애(박혜숙 분)와 옥단실(정혜선 분)은 순한 양이 됐다. 백야를 이미 며느리로 받아들인 모양새다. 정신이 혼미했던 단실은 백야가 돌아오면서 활력을 찾았고 정애는 화엄과 백야의 눈물의 재회에 자리를 비켜주며 미소를 지었다. 이쯤 되면 두 사람의 결혼은 기정사실이다.
자살로 위장을 하고 종적을 감추는 기만을 했는데도 화엄의 가족들은 백야의 귀환을 마냥 기뻐하고 있다.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자살쇼’라니 생명에 대한 천박한 경시의 시선은 안방극장을 어지간히 씁쓸하게 만들었다. 참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임성한 작가가 만드는 이야기는 언제나 설득력이 없었으니 새삼스럽지도 않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직 이 드라마가 종영까지 8회나 남았다는 것. 오는 15일 149회를 끝으로 종영하는 ‘압구정백야’는 마무리를 지으려면 8번의 방송이 더 남아 있다. 워낙 개연성 없는 파격적인 이야기를 하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기에 남은 8회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죽진 않을지, 그리고 ‘백야의 자살쇼’를 넘는 또 다른 충격적이고 어이없는 이야기가 ‘두둥’ 등장하지 않을지 우려 된다. 임성한 작가가 이대로 남은 8회 동안 화엄과 백야의 행복을 추가로 방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인가.
한편 임성한 작가의 ‘압구정백야’는 방송국을 배경으로 하는 가족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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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백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