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은 여전히 철부지다. 누군가는 ‘할아버지’로 불리는 칠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고등학생들 앞에서 천진난만한 모습을 거침없이 보여주며 친구를 맺을 줄 아는 그는 분명 마음이 젊은 사람이다. 거침없는 성격 때문에 때로는 ‘비호감’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래도 그는 17살 예고 친구들에게만은 좋은 친구 ‘영남쓰’였기 때문이다.
조영남은 지난 5일 방송된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대중가요역사를 공부하는 음악 시간, 자신이 직접 체험한 시절의 이야기가 나와 당시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얻었다.
이날 조영남과 강남은 함께 음악 수업을 들었다. 주제는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조영남은 수업 중, 70년대 자신의 노래 '불 꺼진 창'이 검열에 걸렸던 사실이 등장하자 선생님의 요청으로 나와 "그 때는 삼엄한 시절이다. 니들이 태어나기도 전이다"며 역사의 산증인으로 설명을 했다.
엄격했던 검열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한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조영남은 "좀 웃겼다. 내 얘기가 수업 중에 나오니까. 나훈아, 남진, 쎄시봉까지 죽 하면서 검열이 있었다. '불 꺼진 창'이 (검열에) 걸렸다고 그래서 학생들은 이해를 못한다. '불 꺼진 창'인데 왜 검열에 걸렸나? 내가 주제넘게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토록 세대 차가 나는 학급 친구들이었지만, 조영남과 아이들은 3일간, 좋은 우정을 쌓았다. 특히 그는 친구들에게 자신을 “영남”이라 부르라고 했고, 아이들은 어려워하면서도 조금씩 그 호칭에 적응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드디어 다가온 작별의 시간. 친구들은 조영남의 손을 잡고 이별의 인사를 나눴다. 한 여학생은 “영남아 만나서 너무 좋았고, 전학 왔을 때 너무 낯설었는데 진짜 뼛속까지 친구 같고, 많이 놀러와”라고 말하며 50살을 뛰어넘은 우정을 보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학급 친구들은 “‘영남쓰’와 ‘강남쓰’. 노래 선물이 있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준비한 노래는 'You Raise me up". 지난주 방송에서 조영남이 직접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진심을 다해 불러줬던 곡이었다. 특히 당시 아이들은 그의 노래를 듣고 격려의 메시지를 읽은 듯 눈물을 뚝뚝 흘려 뭉클함을 주기도 했었다. 이에 조영남은 “애들이 노래를 밤새도록 배웠다더라. 너무 예뻤다. 너무 고맙고”라며 감동을 표했다. 강남 역시 “어린 아이들이나 나이 많은 분이나 친해질 수 있다고 확실하게 느꼈다. 나이는 상관없다”며 아이들과 조영남의 우정에 대해 자신이 느낀 점을 표현했다.
그간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조영남의 모습은 자유분방한 예술인 그 자체였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웃으면서도 때로는 지나치게 격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유별나다’거나 ‘유난스럽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런 조영남의 자유분방한 매력을 색안경 끼지 않고 가장 잘 이해해준 이들이 17살, 같은 반 친구들이었다. 아이들은 “이름을 부르라”며 다가오는 조영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자신들에게 불러주는 그의 노래에 감동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런 아이들의 순수함에 감동했던 것일까? ‘학교 다녀왔습니다’ 측에 따르면 조영남은 경기예고에서 촬영이 끝난 후 장학금을 기부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촬영 직후 직접 교장실을 찾아가 기부 의사를 밝혔고, 사비로 장학금 500만원을 기부했다는 후문. 또 그는 자신이 출연하는 라디오 방송에서도 예고 친구들을 언급하기도 했고, 반 친구들 역시 조영남과 강남에게 촬영이 끝난 후에도 영상을 찍어 보내는 것으로 그리움을 표하며 방송 후에도 이어지는 우정을 보여줬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개그계의 대부 이경규도 쩔쩔 매는 조영남이지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누구보다 재밌는 친구였다. 이것으로 볼 때, 어쩌면 이 프로그램은 조영남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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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