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개봉] 킬링타임 '연애의맛' 혹은 교육용 '명량'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5.07 06: 50

[OSEN=영화팀] 2편의 '특별한' 영화가 개봉한다. '19금' 로맨틱 코미디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 제작 청우필름)과 다큐멘터리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감독 정세교, 김한민, 제작 빅스톤픽쳐스, 이하 명회향)다. 현재 극장가에서 사랑 받는 '어벤져스2'나 '차이나타운'과는 장르적인 면에서 차별화됐다는 것이 두 작품의 강점이다.
#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 명량해전 파헤치기
줄거리: 지난해 1,7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과 출연 배우 오타니 료헤이, 이해영, 장준녕이 역사 속 실제 장소들을 방문한다. 이들은 실제 이순신 장군이 삼도 수군 통제사 임명 교서를 받았던 장소부터 12척의 배를 인도받은 곳까지, 명량해전의 준비과정 중 중요했던 지점을 걸어서 이동하며 그곳의 의미, 승리의 요소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

영화 '명량'(2014)가 명량해전을 다룬 극영화라면, 다큐멘터리 '명회향'은 명량해전의 승리가 있기까지 준비과정을 담는다. '명량'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이지만,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택했다. '명량'의 대대적인 성공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기획이다. '명량'을 사랑한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
마냥 무거운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컴퓨터 그래픽(CG)과 다양한 삽화가 때때로 분위기를 전환하고, 배우들의 입담이 웃음을 안긴다. 누군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자신만의 재치 있는 해석을 내놓고, 때론 소소한 수다로 웃음꽃을 피운다. 팀의 막내이자 외국인인 오타니 료헤이는 존재만으로 흥미롭다. 과거 화엄사가 일본 육군들에 의해 불탔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안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윤지 기자 jay@osen.co.kr
# '연애의 맛', 난무하는 19금..가볍지만은 않은
줄거리: 겉으론 멀쩡한 외모와 스펙의 뇌섹남, 그러나 여자 속만 알고 정작 여자 맘은 모르는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오지호 분)와 거침없는 성격으로 여성 불모지인 금녀의 벽에 도전, 그러나 남성의 은밀한 그 곳을 진단하면서도 연애 경험은 전무한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강예원 분)이 한 지붕 아래 만나 환자 쟁탈을 위한 제로섬 게임에 나선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남자와 비뇨기과 전문의인 여자의 만남을 다룬 만큼 본격 19금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연애의 맛'은 러닝타임 내내 난무하는 농도짙은 19금 단어들과 상황 설정들로 웃음을 자아낸다. 티격태격하는 성기와 신설이 "그것도 제때 안 하면 병이랍니다", "그쪽 건 아예 안 서죠" 등의 대사를 주고받는 것이 그 예.
하지만 한없이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만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당황스러울수도 있겠다. 두 사람이 서로 만나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두 사람의 트라우마는 그저 가볍지만은 않은, 심리 치료같은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 묵직하면서도 웃고 싶은 관객이라면 '연애의 맛'을 찾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김경주 기자 trio88@osen.co.kr
'명량:회오리 바다를 향하여', '연애의 맛'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