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를 보는 소녀’ 박유천과 남궁민이 소름 돋는 명 연기로 안방극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는 가운데 두 사람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 손에 땀을 쥐게 할 지 기대된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11회에는 권재희(남궁민 분)가 바코드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최무각(박유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건 목격자인 오초림(신세경 분) 역시 수사를 돕기로 한 가운데, 재희 또한 초림의 정체를 알아내고 자신의 집에 불러들여 긴장감을 자아냈다.
무각과 재희의 대면은 무엇보다 스릴있었다. 재희는 무각의 핸드폰에 스파이 앱을 깔아 사건에 주요인물인 초림의 아버지 오재표(정인기 분)에 접근한 상황. 재표를 찾아 가던 무각은 외길에서 재희와 만나 형사의 촉을 발휘했다. 물론 재희는 “나는 맛집을 찾으러 이 곳에 왔다”고 핑계를 대며 태연하게 대응했지만 무각은 이미 재희가 범인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후 그는 스파이 앱이 깔린 자신의 핸드폰을 통해 재희에게 “목격자를 찾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말아라. 한번 더 목격자가 죽게 놔두진 않을 것이다”라며, “제주도 병원에서 네가 죽인 최은설이 내 동생이다. 우리는 서로 갈 길이 다르고 둘 중의 한 명은 죽어야 끝난다. 빨리 끝내자”라고 비장한 선전포고를 했다.
그런가 하면 재희는 재표를 완전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그의 정체를 유추해 냈다. 재표는 다름 아닌 바코드 살인사건이 첫 번째 피해자의 남편이었던 것. 딸을 잃은 그가 “올해 스물 둘인 딸이 있다”고 말하자 재희는 그가 바로 살인사건 목격자일 것이라 추측한 듯 보였다. 그는 이미 당시의 목격자인 ‘최은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 방송 말미에 재희는 재표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 초림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였다.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유천과 남궁민의 명 연기가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남궁민은 싸늘한 눈빛으로 완벽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하며 보는 이의 심장 마저 쫄깃하게 하고 있는 것. 타깃인 초림을 눈 앞에 두고도 안면인식장애로 인해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그이지만 다른 일에는 모든 것에 있어 철두철미하다. 보는 이를 오싹하게 하는 남궁민의 연기가 그를 더욱 무서운 살인자로 가꾸고 있다.
박유천에 대한 연기 호평도 쏟아지는 중. 그는 비극적으로 여동생을 잃고 온 신경이 무감각해진 복수의 화신 최무각 역을 연기하며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수사하는 장면에서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보이다가도 신세경과의 러브라인을 만들어 갈 때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냄새를 보는 소녀’도 이제 막바지. 형사는 범인을 알고, 범인도 목격자를 안다. 마지막 장면에서 초림을 발견한 재희가 안면인식장애로 그를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초림이 바로 살해 당할 위험도 있는 상황. 초림을 해하려 하는 재희와 구하려 하는 무각의 맞대결이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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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