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이토록 완벽한 사체 연기자라니. 개그맨 윤성호가 갈망했던 JTBC '크라임씬2' 게스트로 출연했으나, 시종 바닥에 엎드린 사체 역할만을 소화하다가 결국 조기 귀가했다.
지난 6일 방송된 '크라임씬2' 5회는 연예기획사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장진, 박지윤, 홍진호, 하니, 그리고 게스트인 시우민, 윤성호가 출연해 두뇌게임을 펼쳤다.
살해된 이는 그룹 신드롬의 리더 아이돌(23)로, 하엔터 윤대표(윤성호, 44)를 비롯해 신드롬 멤버 장멤버(장진, 23), 가수 연습생 시보컬(31), 하엔터 하회장(하니, 46), 코디네이터 박코디(박지윤, 22), 그리고 로드매니어 장로드(장동민, 27)이 각각 용의선상에 이름을 올렸다. 홍탐정(홍진호)은 이들의 알리바이와 현장의 증거들을 수집해 진범 잡기에 혈안이 됐다.
서로를 의심하며 극이 진행되는 동안 좀처럼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던 인물이 바로 윤성호다. 윤성호는 추리 게임이 시작되는 찰나 또 다른 시체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해당 사이트에 사전 소개된 이번 회차의 용의자 소개에서도 첫 번째는 분명 윤대표였던 만큼 그야말로 허를 찌르는 전개인 건 맞다.
이는 윤성호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였기에 당사자의 하소연도 소용없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맨 윤성호는 '제2의 코난'이라도 될듯한 강한 추리욕구를 여과없이 표혀할 것을 염두에 뒀지만 자신이 뽑게 된 윤대표라는 인물은 결국 제2의 사체로 발견돼 기회를 박탈당했다. 극 초반부터 쓰러져 있는 사체의 모습은 이후 마네킹으로 교체됐다.
이같은 모습은 '크라임씬2' 5회가 끝날 때까지 자세하게 등장하지 않았다. 진범의 정체가 밝혀지고, 이후 자막까지 올라오며 등장한 '쿠키 영상'을 통해 비로소 윤성호의 억울한(?) 입장이 그려졌다.
게스트로 초대된 윤성호는 역할을 뽑는 과정에서 살해 예정 캐릭터인 윤대표를 뽑았으며, 이후 초반 사체로 등장한 후 조기 귀가했다.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녹화장을 떠나는 윤성호', '특별출연 해주신 윤성호씨께 감사드린다'는 문구로 그의 마음을 달랬다. '아아…그는 좋은 사체였다'라는 클로징 문구 역시 인상적이었다.
칼에 찔려 살해된 모습으로 바닥에 엎드리고만 있다가 촬영이 종료된 윤성호. 차회 예고에는 등장하지 않아 게스트 출연이 현재로서는 불분명한 상태. 언젠가 다시 '크라임씬'에 재차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충분히 선보인 사체 연기 외에, 용의자를 정확히 색출하거나, 아니면 모두를 속이는 진범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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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