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이었지만 분위기는 ‘변명’에 가까웠다. ‘한밤의 TV 연예’에서 지난주 다뤘던 장동민 관련 보도에 ‘편파보도' 논란이 일자, 이를 해명하는 후속 보도를 냈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부정적 반응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논란이 일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사안이 민감한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쪽의 입장만 편향되게 반영했다는 것. 당시 보도에는 장동민 측의 입장 없이 고소인 측의 입장만 실린 바다.
그런데 해명 또한 간단했다. 장동민과 연락이 닿지 않아 이쪽의 입장을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방송에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해야했다. 그렇게 하지 않아 오해가 만들어진 점은 명백한 실수다. 하지만 ‘한밤’은 상당시간을 할애해 후속 보도를 내면서 사과보다는 유감을 표했다.
장동민이 잘못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밤’의 보도처럼 그의 사과가 당사자를 향한 것이 아닌, 언론과 대중을 향하고 있음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가 사과를 위해 고소인과 변호사를 기다린 시간도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대중의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은 장동민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도 아니고, 장동민을 옹호하겠다는 것도 분명히 아니다. 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었다.
지난 6일 저녁 방송된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는 ‘장동민의 사과 그리고 그 후’라는 제목으로 지난주에 방송한 내용의 후속보도를 냈다.
앞서 지난주 방송에서 '한밤'은 '마르지 않는 옹달샘 막말 파문'이라는 주제로 해당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제작진은 고소인 측에 전화를 걸었고 '장동민 씨가 직접 찾아왔다는 데 맞냐. 손편지도 직접 전달했냐'고 물었다. 이에 고소인 측은 "무슨 봉투를 주셔서 받아놓기는 했는데 (확인하지 않아서) 내용물이 뭔지는 모르겠다. 기사를 보니까 변호사 사무실에서 3시간 대기한 것처럼 말씀하셨는데 30초도 있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장동민 측의 입장은 방송이 아닌 다음날 공식 입장을 통해서 전해졌다. 전날 있었던 방송에 대한 해명이었다. 이에 '한밤' 측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방송한 것"이라고 짧게 입장을 전했다. 이후 후속보도를 준비한 모양이다.
이후 지난 6일 방송에서 ‘한밤’은 “편집 과정에서 빠졌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일부 언론에서 이 부분에 대해 오해를 하고 한밤에서 고소인 측의 말만 일방적으로, 혹은 과장해서 전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며, “무엇보다 이번 논란의 본질이 흐려지거나 생존자에 대한 악플로 이어지면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밤’이 말한 본질은 ‘장동민이 변호사 사무실에서 세 시간을 기다렸다’는 것보다 ‘장동민이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고소인의 변호사를 찾은 ‘한밤’은 장동민이 변호사 사무실을 다녀간 시간에 대해서도 다시 확인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동민의 사과가) 대중이나 언론이 아닌 사과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를 오롯이 향할 때 의미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밤’의 주장에 잘못된 부분은 없다. 빠진 부분이 있을 뿐이다. 장동민 측의 이야기가 실리지 않았다는 점과 앞서 방송에 장동민 측과 접촉이 어려웠던 상황을 인지시키지 못해 보도가 편파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사과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에 비난에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장동민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한편 장동민은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한 여성 비하 발언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피해자 관련 발언으로 인해 뭇매를 맞았다. 부정적인 여론은 장동민과 함께 진행을 했던 유세윤과 유상무에게로 번졌다. 이들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부족하다는 점 알고 있습니다. 방송을 만들어가고 청취자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더 많은 분들에게 큰 웃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웃음만을 생각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발언이 세졌습니다”라고 사과했다.
joonamana@osen.co.kr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