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경찰청’, 출연자 논란에 묻히기 아까운 재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08 06: 49

MBC 예능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이 2회 만에 확 달라졌다. 출연 경찰이 성추행 혐의로 프로그램 외적인 잡음이 발생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보다 깔끔하고 재밌는 구성을 보였다.
지난 7일 방송된 ‘경찰청 사람들’은 진화된 범죄 양상을 극화로 구성해 경찰들과 함께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 예상하지 못한 사건들이 소개되며 뛰고 날아다니는 범죄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달 30일 방송된 1회에 비해 정돈된 분위기였다. 극화된 이야기를 다수의 조각으로 잘랐던 것과 달리 중간에 한번만 단절했다. 이야기를 중단한 후 경찰들이 사건을 추론하는 구성을 띠었는데 단절 횟수가 줄면서 이야기의 몰입도가 높았다. 출연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도 줄었다. 첫 방송에는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2회에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연기로 흡인력을 높였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범죄 양상을 소개해 예방한다는 공익적 요소와 함께 기본적으로 흥미를 자극해야 하는 예능이다. 그렇다고 범죄를 재밌게 포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흥미부터 끌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2회는 배우자의 탐욕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가족의 사건을 소개했는데 주제가 주제인만큼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었다. 일단 재미는 잡은 셈이다.
‘경찰청 사람들’은 2회 방송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출연 경찰이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가운데, 제작진은 편집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막상 뚜껑이 열린 2회는 해당 경찰이 통편집됐다. 1회에는 6명의 경찰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2회에는 외관상으로는 5명이었다. 물론 사전 녹화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은 어깨 정도만 나왔다. 제작진은 ‘귀신 같은’ 편집으로 해당 경찰을 출연시키지 않았다. 편집으로 급한 불을 껐다.
분명한 것은 예상하지 못한 출연자 논란으로 인해 주춤하기에는 아까웠다. 진행자인 이경규는 사건의 맥락을 짚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재치 있는 진행을 했다. 출연 경찰들은 1회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범죄 주의 정보들을 쏟아냈다. 1회보다 보완된 구성으로 앞으로의 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날 제작진은 방송 말미에 경찰들이 공무수행으로 바쁜 와중에 방송에 출연한 이유를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조금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 선 경찰들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기를.
jmpyo@osen.co.kr
‘경찰청 사람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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