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최장수 부부, ‘아담’ 커플의 여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커플’이란 이름을 달고 스튜디오에 나온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하던 예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가상 커플 당시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덤이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더 이상은 기대할 수 없는 ‘아담’ 부부의 알콩달콩 ‘썸’. 4, 5년의 시간이 흘러 가인은 진짜 연인을 만났고, 조권은 “정이었다”며 비로소(?) 과거를 정리했다.
조권과 가인은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3'(이하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가상 커플 당시의 이야기를 밝히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당겼다.
가상 부부의 추억을 되살리며 함께 출연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이뤄질 수 없는 사이였다. 가인이 배우 주지훈과 공개연인으로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 조권은 가인의 열애 사실을 미리 알았느냐는 질문에 “나도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가인은 “연락해서 ‘나 연애해도 되느냐’고 물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변명했고 조권은 “‘아담’ 커플이 인기가 많고 아직도 팬이 있어서 잘해보자 했는데, 가인의 열애로 ‘썸’이 강제 종료됐다”며 못내 아쉬움을 밝히는 모습.
가상 결혼생활 당시 알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속내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눈길을 끌었다. 조권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헷갈리더라. 정인지 누나를 좋아하는 건지 헷갈리더라. 끝나고 나니 정이었구나 싶다”라고 말했다. 가인 역시 “촬영 중간 중간 조권이 뭐하는지 궁금했지만 연락을 안 하고 참았다. 어떤 관계가 진전되면 안 됐다. 방송에서 그런 간극이 보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주말부부 같은 느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인은 가상 부부 당시 조권에게 일부러 도발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하며 ‘아담’ 커플의 야사 한 페이지를 공개했다. 그는 “얘가 너무 답답하더라. 방송 촬영을 하며 보기 드문 남자 스타일인 걸 알았다”며 “기회를 노리게 되는 거다. (스킨십 기회가)지금인가? 이때인가? 모르는 건가? 내가 매력이 없나? 그런 거다. 그게 ‘리얼’로 궁금하더라”고 말하며 일부러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조권의 어깨에 기대며 도발을 했던 사실을 밝혔다.
당시 가인에게 손도 대지 않았던 조권은 “왜 그랬느냐”는 말에 “변명이라면 변명이다. 솔직히 너무 떨렸고, 그 때 당시는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하면 내가 책임져야 되나 싶었다”며 “나는 내 나름대로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팀의 리더고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누나가 다가왔을 때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떨리기도 했고”라고 당시의 심정에 대해 말했다.
가상 부부의 오랜 ‘썸’은 두 사람이 함께 ‘깨플링’이라 불리는 커플링을 경매에 내놓으며 공식적인 끝을 맺게 됐다. 가인은 “2010년 6월, 두 사람 모두 진짜 인기가 많았을 때 반지를 끼고 다녔다. 지금은 깨졌지만 그때는 정말 기운이 좋았다”고 커플링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조권 역시 “우리는 가상 프로그램 하면서 한 획을 그었다. ‘아담부부’로 꼈던 반지기도 하고 의미가 담겨있고, 우리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했던 에너지가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의 커플링은 새로운 대세 가상 커플인 김범수-안문숙에게 돌아갔다. 커플링에 관심을 보이는 안문숙을 위해 김범수가 10만원을 주고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것. 이에 조권은 “이제 진짜 마지막 같다. ‘우결’ 마지막 에피소드 기분보다 지금 기분이 더 그렇다"고 싱숭생숭한 심경을 밝혔고, 갑작스런 후회로 반지를 지켜보려던 가인도 섭섭함을 표했다.
가상 커플은 어디까지나 가상 커플이다. 진짜 커플도 영원할 수 없는 마당에 가상 커플의 약속이 오래가겠느냐마는, 1년 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담’ 커플의 마지막은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래도 이렇게 함께할 추억이 있고, 이를 되새겨볼 시간 역시 주어진 것은 나름대로 괜찮은 ‘해피엔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편 이날 '해피투게더3'는 '위험한 '썸'' 특집으로 박주미, 박명수, 김범수, 안문숙, 조권, 가인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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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투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