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다. 핑크빛 분위기가 연출될 때는 한없이 달달했다가, 연쇄살인범을 추적하고 그와 대치할 때는 무서움에 덜덜 떨게 만든다. SBS 수목 미니시리즈 ‘냄새를 보는 소녀’(이하 ‘냄보소’)는 한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상반된 분위기를 이어간다.
이쯤 되면 정체성을 잃고 헤매일만 한데, 몰입감이 끊김 없이 이어진다. 탄탄하고 유기적으로 엮인 스토리라인에 코믹과 로맨스, 진지함과 광기를 오가는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극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영상미까지 더해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비결. 로맨스와 스릴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넘나들면서 보는 맛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연출이 꽤나 영리하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또다시 재희(남궁민)와 마주치게 된 초림(신세경)의 모습이 그려졌다. 재희는 안면인식 장애로 자신의 집에 온 초림을 못 알아보고, 이에 초림의 집에서 사진을 훔친다.
초림의 사진이 없어진 것을 안 무각(박유천)은 초림을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킨 뒤 경찰에서 이 일을 놓고 회의를 한다. 초림은 자신이 재희 집으로 가 사진을 찾아오겠다고 하고, 사진을 찾기 위한 작전에 투입된다. 초림은 재희와 방송을 하는 날, 재희의 서재애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카메라를 통해 재희가 초림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초림은 가짜 사진과 진짜 사진을 바꿔치기하고, 카메라를 회수하러 재희의 집에 간 날, 모든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재희와 집 안에서 마주쳤다.
이토록 숨죽이게 하는 긴박감 넘치는 상황들이 그려지면서 한쪽에서는 초림과 무각의 달달한 로맨스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초림은 자신 대신 죽은 무각의 동생에 미안해 이별을 고하지만, 무각은 초림에게 “내가 사랑할게. 넌 그냥 옆에 있기만 하라”고 고백한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초반의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이 같은 상황을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고 있는 세 배우의 연기가 특히나 인상적이다. 박유천과 신세경은 멜로, 코믹,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남궁민 또한 선한 인상과 악마의 얼굴을 오가는 오싹한 사이코패스 연기로 몰입감을 높이는 중.
16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이야기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로맨스 또한 깊어지는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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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