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여배우들의 진지한 모습이 다양한 볼거리를 안겼다. 예능의 본질은 웃음일 터인데, ‘레이디 액션’은 웃음을 조급하게 따라가기 보다는 여배우들의 도전과 성장을 깊이 있게 조명하면서 감동을 통한 재미를 이끌어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KBS 2TV 2부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레이디, 액션’에서는 조민수, 김현주, 손태영, 이시영, 최여진, 이미도 등 여배우 6인이 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김현주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액션이라는 한 장르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액션 영화, 드라마를 꼭 하고 싶은데 그것만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한 건 아니다. 좀 더 다양한,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 어떤 거라고 정해놓고 싶지 않다. 안 해봤던 것들을 모두 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는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 액션 영화에서는 남자들이 주인공을 독식하고 여자 배우들은 조연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한계를 뛰어 넘을 액션 전문 여배우를 발굴한다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현재 예능가의 현실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 남자 위주의 예능이 독식하고 있는 예능가에서 여자 배우들만이 등장하는 이 프로그램은 먹방과 쿡방, 육아 등 최근 예능가 유행 흐름에서 노선을 달리한 참신한 콘텐츠로, 땀과 열정, 눈물을 버무려내며 진정성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조금만 삐끗해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들에게서는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문 연기자로서 액션 연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여배우들은 온몸을 던져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캐치하며 빠르게 몰입한 것. 이들은 흘린 땀과 눈물에 비례해 성장하는 모습으로 이들이 어떤 액션 영화를 완성했을지 기대감을 높였다.
또 맏언니 조민수의 열정을 비롯해 출산 3개월 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엄마 손태영, 발군의 액션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이미도, 러블리한 김현주, 시원한 액션의 최여진, 복서 이시영 등 개성 강한 여섯 배우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막강한 케미로 흡인력을 높였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불꽃 케미를 내뿜는 러블리한 김현주가 담당 무술 감독과 만들어낸 알콩달콩한 그림은 정두홍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웃음을 안기거나, 이미도의 타고난 감각에 질투하고 감탄하는 배우들의 리얼한 리액션, 고된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서 맥주를 한잔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여배우들의 진솔한 모습 등은 이들의 인간적인 매력에서 다양한 웃음 포인트를 제공해 프로그램의 강약을 조절했다.
‘레이디, 액션’은 각기 다른 이유로 액션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여배우들이 2박3일간의 합숙 훈련을 통해 고공 와이어, 수중, 화염 액션 등 고난도 액션 연기를 마스터하며 여자라는 한계를 뛰어 넘는 과정을 담아낼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다. 여자 예능을 찾아볼 수 없는 현재 예능가에 이 프로그램이 뿌리를 내려 흐름을 선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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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액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