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지효가 돌아왔다. 지난해 초 방영된 '응급남녀'에 이어 1년여 만에 또 다시 tvN 금토드라마다. 이번엔 헤어진 남녀가 업무로 얽혀 피치못하게 재회하는 이야기를 다룬 '구여친클럽'이 바로 그것.
지난 8일 방송된 '구여친클럽'(극본 이진매, 연출 권석장) 첫 회는 그야말로 송지효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송지효가 연기하는 여주인공 김수진은 사극 촬영장 엑스트라로, 영화사 프로듀서로, 대학교 동문회 물주 선배로 동분서주했다.
물론 이날 가장 큰 사건은 구남친이자 자신의 영화사와 판권 계약을 한 인기 웹툰작가 방명수(변요한 분)와의 만남이었다. 웹툰 '여친들소'의 작가 '엄마미안'이 방명수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과거의 빗속 첫만남을 회상하고, 재회에 잔뜩 긴장한 모습 등은 보는 이까지 설렘을 전이할 정도였다.
반지가 없는 손가락에 기쁨의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뿐. 자신의 번호조차 남겨놓지 않은 구남친 명수와 능글맞게 이를 회피하려는 모습에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기대는 한순간에 산산조각났다. 이후 "당분간 영화화할 계획이 없다"며 사적인 감정을 공적인 일에 끌어들이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설렘과 분노, 여기서 끝날 줄 알았던 수진(송지효 분)의 감정선은 영화사 대표가 회사를 담보로 거액의 빚을 졌다는 사실과 자신들과의 계약을 뒤엎고 숙적인 친구의 회사와 계약한 감독·작가·배우로 인해 분노가 더 증폭됐다가 결국 붕괴돼 설움에 가득찬 눈물로 변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가족 앞에서, 그리고 구남친 앞에서 차례로 눈물을 쏟던 수진.
이 눈물에 구남친 요한은 결국 대기업의 러브콜도 마다하고 구여친 수진의 손을 잡는다. 고마움과 미안함의 뒤섞임. 그리고 통제불능의 만취상태로 명수의 구여친들을 집결시키는 역대급 주사로 다음날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는다.
송지효는 딱 60분만에 전개된 이야기 속에서 코믹과 멜로는 물론, 감정이 복받친 눈물연기까지 모두 소화해내며 멀티형 여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극중 변요한과의 첫 연기호흡임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케미를 선보이며, '런닝맨' 월요커플 파트너 개리도 질투할 법한 매력 넘치는 '금토커플'의 탄생을 예고했다.
재정 상태가 위태로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오직 악만 남은 '곰'처럼 돌변한 영화 프로듀서 수진이 구남친과 함께 '여친들소' 영화화를 성공하고 과거의 추억을 다시 꿰맞추게 될지, 아니면 모르는 게 더 나았을 앙숙이 될지가 앞으로 15회가 남은 '구여친클럽'의 시청 포인트다. 더불어 녹록지 않은 감정 변화를 모두 연기로 보여줘야 하는 수진의 모습을 송지효가 얼마만큼 소화해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한편, '구여친클럽'은 웹툰작가 방명수와 그의 구여친들의 이야기가 담긴 웹툰을 영화화하게 된 영화 프로듀서 김수진이 벌이는 코믹 로맨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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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친클럽'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