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 수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이 1,000만 클럽에 입성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들면서 큰 폭의 관객감소율을 보여줬지만, 상반기 최고 흥행작은 분명하다. 특히 지난달 23일 개봉과 동시에 각종 기록을 세웠다. 예매단계에서 사전예매량 100만을 돌파하더니, 역대 외화 최고 오프닝 성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역대 외화 최단기간에 100만부터 800만까지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사람들은 ‘어벤져스2’에 왜 열광하는 것일까. ‘어벤져스2’의 흥행 이유를 분석해 봤다.
#마블 인기는 꾸준, 예견된 일
마블은 언젠가부터 ‘믿고 보는 영화’의 상징이 됐다. 기존 블록버스터가 볼거리에 치중했다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마블스튜디오가 직접 제작하는 영화들이 공유하는 세상)에 속하는 작품들은 넓고 깊은 세계관이란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그 안에는 촘촘하게 짜인 이야기, 다양한 사연을 지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었다. 덕분에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MCU 작품들은 블록버스터를 상향 평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출발점에는 아이언맨이 있다. 어벤져스의 또 다른 구심점인 아이언맨은 기존 영웅 캐릭터를 벗어난 유쾌한 인물로 묘사됐다. 그가 지닌 세련된 유머감각과 ‘쿨함’은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국내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언맨1’(2008)은 431만 관객(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했고, 이후 ‘아이언맨2'(449만, 2010)과 ’아이언맨3‘(900만, 2013)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아이언맨 캐릭터의 인기는 ‘어벤져스’(2012)의 흥행을 견인했다. 707만 관객들을 모은 ‘어벤져스’는 아이언맨 외에도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또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을 보여줬다. 이후 개봉한 솔로 영화들이 전편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흥행을 기록했음은 물론이다. ‘토르: 다크 월드’(2013)가 303만 명을,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2014)가 396만 명을 모았다. 앞서 개봉한 ‘토르: 천둥의 신’(2011, 169만)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져(2011, 51만)’는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다.
#한국 촬영-한국 배우 등장, 관심도↑
‘어벤져스2’에는 한국과 한국 배우가 나온다. 마블스튜디오는 서울시의 협조 아래 일부 장면을 지난해 서울에서 촬영했다. 홍보 효과가 2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떠들썩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이었다. 개봉 전부터 서울이 얼마나 등장할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국내배우 수현이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인 닥터 헬렌 조 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기대가 큰 만큼 개봉 후 실망의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15분 남짓에 불과하고, 화려한 정경보다는 일상적인 풍경들이 펼쳐졌다. 실제와 다른 지하철 2호선 신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각종 말들이 오갔다. 수현이 맡은 닥터 헬렌 조의 역할은 중요했지만,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친근감을 주는 데는 성공했다. 예상하지 못한 한국어 대사와 새빛섬, 상암, 강남역, 마포대교, 청담대교 등 익숙한 장소들은 반가움을 안겼다.
‘어벤져스2’ 홍보를 맡은 이채현 호호호비치 실장은 OSEN에 “지난해 촬영 기간 내내 국민들의 깊은 관심과 협조를 통해 성공리에 촬영이 마무리 됐다”며 “그런 장면들이 극중 추격신과 액션신으로 등장했다. 내가 사는 동네 혹은 내가 가봤던 곳들이 영화 속에 실제 등장하면서 입소문과 궁금증을 낳았고 관객들의 호기심과 만족을 동시에 충족하면서 관객몰이에 더 힘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친근한 ‘어벤져스2’, 40대가 움직였다
40대 관객은 흥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래로 10~20대, 위로는 50~60대를 움직일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극장을 자주 찾는 2030대가 초반 입소문을 담당한다면, 이후 흥행 물살은 중장년층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MCU는 2030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어벤져스2’는 그런 편견을 보기 좋게 깼다. 7일 공개된 영화 ‘어벤져스2’(감독 조스 웨던)의 맥스무비 연령별 예매율에 따르면, 40대 이상 관객의 예매율이 50%를 기록했다. 예매관객이기 때문에 실제 관람관객과 다를 수 있지만, 예상 밖의 결과였다.
김대희 CGV 홍보팀 과장은 OSEN에 “‘어벤져스2’ 관객 분석 결과 20대부터 40대까지 관객층이 고르다. 물론 20,30대 비율이 높지만 40대도 만만치 않다. 그것이 폭발적인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며 “‘어벤져스2’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1970년대에 태어난, 이른바 엑스(X) 세대가 이제 40대다. 이전 세대보다 대중문화를 가깝게 향유하며 ‘놀 줄 아는’ 세대다. 그들에게 마블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친근한 존재이며, 특히 ‘어벤져스2’는 꼭 봐야하는 일종의 트렌드로 받아들여 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마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상징이 되다
일각에선 ‘어벤져스’ 시리즈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상향평준화시켰다고 평가한다. MCU는 마블코믹스를 원작으로 한다. 기존 블록버스터가 화려한 볼거리에만 치중했다면, MCU에는 젋고 깊은 세계관이 있다. 캐릭터들은 물론 인피니티 스톤과 같은 소품 하나에도 역사와 사연이 있다. 그만큼 이야기도 촘촘하다. 여타 다른 블록버스터처럼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되, 마냥 가볍지는 않다. 잘 짜인 방대한 세계관, 그것이 ‘어벤져스’ 시리즈의 차별점이다.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스튜디오는 잘 만든 블록버스터를 꾸준히 제작했다. 그때마다 마블스튜디오는 다음 편에 대한 흥미로운 단서들을 보여주며 이것이 끝이 아님을 강조했다. ‘어벤져스’ 성공 이후에는 ‘에이전트 오브 쉴드’ ‘에이전트 카터’ ‘데어 데블’ 등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라마까지 제작했다. 이처럼 물량공세가 이어지면서, 관객들은 다양한 과정을 통해 마블스튜디오의 팬들이 됐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OSEN에 “예전부터 국내 관객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선호했다. 그중에서도 깃발이 될 만한 히어로를 좋아했는데, 아이언맨을 비롯해 각종 슈퍼히어로들이 나오는 ‘어벤져스’ 시리즈는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그렇게 ‘어벤져스’ 시리즈는 국내 관객들에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상징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며 “유행에 따른 쏠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어벤져스2’는 단시간 내에 흥행에 성공한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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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