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가 ‘무한도전’의 휘몰아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눈물이 핑 돌았던 몰래 카메라로 한 번 휘청거리고, 온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체력 싸움을 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웃음을 책임진 광희. 어쩐지 씩씩하게 성장해서 누가 뭐래도 ‘무한도전’의 어엿한 구성원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광희가 새롭게 합류한 첫 방송이었다. 최근 10주년 특집을 내보낼 정도의 구력을 자랑하는 프로그램, 길 이후 무려 2000여일 만에 새로운 인물이 투입된 프로그램이었다. 워낙 새로운 인물이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프로그램인 까닭에 광희 역시 ‘무한도전’ 합류 자체가 무한도전이었다. 그의 합류를 반대하는 일부 팬들의 극심한 반대 목소리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으니 말이다.
물론 예상된 일이었다. 광희가 아니더라도 그 누가 새 멤버가 됐을지언정 벌어질 일이었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새로운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강력한 멘탈’을 주문했다. 신고식 첫 방송은 ‘무한도전’의 초창기 무모한 도전이 펼쳐졌다. 쫄쫄이 의상을 입고 세차와 목욕탕 배수 대결 등을 펼치며 땀을 흘렸다. 입에 단내나도록 뛰어다녔지만 광희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떠들었고, 몸개그에 익숙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적응하려는 열의가 넘쳤다. 어색해도 어색한 것을 숨기지 않아 활기가 넘쳤다.
체력을 소진하는 대결을 배치해 몸을 쓰는 ‘무한도전’의 기본 운용 방식을 경험한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혼란도 있었다. 제작진이 일부의 부정적인 여론을 역이용해서 재미로 활용한 것. 광희의 합류를 반대하는 가짜 시위자를 투입해 광희를 당황스럽게 하고, 합류가 결정된 후 악성댓글과 반대 서명으로 인해 어지간히 마음고생을 했음을 전면으로 드러냈다. 이왕 누구나 다 아는 일부의 부정적인 여론을 공론화해서 광희뿐만 아니라 기존 멤버와 제작진이 함께 지고 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광희 개인의 웃음 형성 능력은 합류 첫 방송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또한 기존 멤버들의 배려 역시 눈에 들어왔다. 나이 차이가 많아 행여나 기죽을 수도 있는 광희에게 먼저 ‘형’이라고 부르라고 나서고 자리 배치에 있어서도 주목을 받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자리를 배정했다. 아직은 ‘무한도전’ 멤버 광희라는 수식어가 조금은 어색할 수는 있어도 생경하지 않을 정도로 재미와 어우러짐이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 안에서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이 앞으로 기존 멤버들과의 치고박고 싸우는 캐릭터 쇼도 잘 수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그를 조금은 흘겨봤던 ‘무한도전’ 팬들이 일단 웃기긴 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도 좋은 출발이다. 광희는 이제 첫 걸음을 뗐다. 늘 도전을 하며 기분 좋은 ‘문제’를 만드는 이 프로그램 특성상 광희가 ‘무한도전’에서 걸어갈 길은 쉽지 않을 터다. 그래도 첫 방송의 시원시원한 웃음 행보는 그가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욕과 칭찬을 함께 들으며 유쾌한 일원으로 성장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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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